발전사 국제채권 해외서 인기만점

국내 발전자회사들이 발행하는 해외채권이 해외 투자자들의 인기상품으로 급부상 중이다. 가장 큰 투자시장이었던 유럽이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데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일본의 경제성장이 주춤하면서 아시아 지역에서 발행되는 몇 안 되는 대규모 채권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26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최근 발전자회사들은 높은 신용도와 인기로 보다 좋은 금리조건에 성공적인 해외채권 발행 성과를 연이어 거두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한국수력원자력이 5억달러 해외채권을 4.750% 금리로 발행한 바 있다. 이 당시 기준으로 그해 발행된 10년 만기 채권 중에는 최저금리였다. 지난 5월에는 서부발전이 5억달러 해외채권을 3.125% 금리로 발행했다. 서부발전 채권은 공모 당시 6배인 61억달러가 들어와 제시금리가 미국국채수익률(T)+250bp에서 T+235로 수정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금융권은 이달 말 동서발전이 5억달러 규모의 해외채권을 발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내년 채권 만기가 다가오는 남동발전, 중부발전 등도 해외채권 발행이 전망되고 있다. 대부분 전력공급력 확대를 위한 대용량 화력발전소 건설 자본 확보용으로 앞서 한수원과 서부발전 사례와 같이 금리 조건이 좋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발전자회사 해외채권이 관심을 받는 이유는 높은 신용도와 낮은 리스크 때문이다. 설비산업이 금융권에서 전통적으로 인기 있는 투자분야이기는 하지만 국내 발전회사들이 전반적으로 2010년을 전후해서 흑자경영으로 돌아섰고 민영화 이슈가 더 이상 논의되지 않으면서 상당부분 안정적인 투자처로 평가받고 있다.

발전업계는 아시아의 경우 일본과 한국을 제외하면 대규모 해외채권을 발행하는 설비사업자가 극히 드물고 유럽경기 악화로 관련 투자금이 다른 투자처를 모색하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전력산업 특성도 해외 투자자들의 인기를 모으는 이유 중 하나다. 정부차원에서 안정적인 전력수급에 민감하게 대응하며 최근 발전산업을 공격적으로 육성하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기 때문이다. 일본 후쿠시마 사고가 발생한 지난해 한수원이 10년 만기 채권 가운데 최저금리를 기록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또한 우리나라 정부가 한국전력과 발전회사 간의 수익조정을 조율하고 있지만 연료변동비까지 해치면서 마진을 위협하지 않는 것도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선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발전업계는 모든 발전자회사들이 1GW급의 대용량 발전소 건설을 착공 중인 만큼 자금 확보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국내채권과 해외채권 발행을 병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세문 서부발전 재무팀 차장은 “서부발전의 이번 국제채권 발행은 해외 자본 확보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작업이었다”며 “그 능력이 충분히 입증된 만큼 향후 사업에서 해외 투자자원을 활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자료:업계 취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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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