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자원개발기업들이 자원개발·에너지 공기업의 감사원 감사와 경영 평가의 유탄을 맞았다. 해외자원개발은 국내 공기업과 같이 컨소시엄을 구성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지만 최근 공기업들이 경영 평가 패닉에 빠지면서 추진동력을 잃는 양상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민간자원개발기업이 추진하는 자원개발사업의 신규투자 여건이 급속도로 악화됐다.
상반기 광물자원개발 분야 융자 신청 금액은 지난해 300억원 규모에서 약 50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융자 신청이 줄었다는 것은 해외자원개발사업을 추진하는 민간업계의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는 의미다.
광물분야 민간부문 투자금액은 2010년 13억달러에서 지난해 5억달러로 떨어졌다. 올해 더욱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광물 자원 가격 하락으로 인해 알곡의 매물을 확보할 기회가 열렸지만 기업들은 좀처럼 뭉칫돈을 풀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제 위기라는 대전제가 있지만 무엇보다 최근 감사원 감사 등으로 자원개발 공기관이 뭇매를 맞은 상황”이라면서 “웬만큼 확실한 사업이 아니면 경영진이 신규 투자사업에 유보적인 자세를 취한다”고 말했다.
석유개발사업을 추진하는 민간업계 또한 최근 신규사업 추진에 소극적인 모습으로 돌아섰다.
파트너 공기업인 한국석유공사가 사실상 자원개발사업 추진력을 잃은 것이 주요 원인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고위관계자는 “강영원 사장의 퇴진으로 석유공사가 경영 패닉에까지 이르렀다”며 “민간기업과 추진 중인 신규 프로젝트건들은 당분간 의사결정체계가 확립될 때까지 유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건의 신규사업을 추진했던 한국석유공사는 올해 3월 GS에너지와 함께 UAE 미개발 유전 본계약을 체결한 뒤 신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 사장 퇴임 이후 석유공사의 의사결정체계도 가동하지 않는다. 해외석유개발사업에서 사실상 민간기업의 길잡이 역할을 했던 석유공사가 신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자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던 민간기업 내부에서도 사업 재검토 등 소극적인 자세로 전향하는 분위기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투자환경이 좋지 않는 지금 자원개발사업에 지원을 강화해야 하지만 오히려 자원개발사업이 뭇매를 맞았다”며 “감사원 감사를 통해 지적된 내용은 전문가들이 볼 때 현실과 다른 부분이 많아 자원개발 활성화 차원에서라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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