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스마트폰에 이어 스마트패드(태블릿PC) 시장에서도 애플과 정면 승부를 벌인다. 무기는 모바일 운용체계 안드로이드의 최신 버전 `젤리빈`이다. 젤리빈은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에서 함께 쓰는 안드로이드다. 구글 브랜드를 단 스마트패드도 등장한다. 애플이 막을 연 스마트폰 시장에 구글이 개방성을 앞세워 상황을 뒤집더니 아이패드가 활개치는 이 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진 셈이다.
![구글 본사에 등장한 젤리빈 조형물. 구글 I/O에서 젤리빈이 등장함을 뚜렷이 암시했다. 뒤로 안드로이드 구 버전인 허니팟과 아이스크림샌드위치 조형물이 보인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206/299873_20120627162452_293_0001.jpg)
세계 5500여명 개발자가 참여한 가운데 27일(이하 현지시각)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연례 구글 개발자 콘퍼런스 `구글 I/O`가 개막한다. 구글은 젤리빈을 중심으로 모바일 기기와 소프트웨어·지도·소셜네트워크·클라우드 등을 통합한 안드로이드 전략을 발표한다.
구글은 개막을 하루 앞둔 26일 젤리빈을 형상화한 안드로이드 로봇 모양 조형물을 본사에 설치했다. 안드로이드 새 버전 명칭이 `젤리빈`이며, 행사에서 공개할 것임을 암시했다. 지금까지 구글은 안드로이드 새 버전의 공식 확인을 거부했다.
젤리빈은 스마트패드에 어울리는 기능을 선보일 전망이다. 구글 I/O엔 젤리빈을 쓴 자체 브랜드 `넥서스7`도 함께 등장할 예정이다. 넥서스7은 구글이 대만 아수스에 위탁 생산한 7인치 스마트패드다.
1.3㎓ 쿼드코어 테그라3 프로세서와 1GB램을 사용하고, 근거리통신(NFC)과 구글 지갑 기능을 지원한다는 관측도 현지에서 나왔다. 199달러로 애플 아이패드보다 훨씬 싸다고 내다봤다.
이달 애플은 새 모바일 OS `iOS6`를, 마이크로소프트는 새 모바일 OS `윈도폰8`와 스마트패드 `서피스`를 잇달아 발표했다. 구글까지 새 모바일 OS와 스마트패드를 내놓으면서 모바일 시장을 둘러싼 글로벌 거인들의 승부가 점입가경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지도로 대표되는 모바일 서비스 경쟁도 주목을 끈다. 애플은 iOS6에서 그간 사용한 구글 지도를 버리고 독자 3D 모바일 지도를 올렸다. 구글은 지도 API 사용료를 80% 이상 내리며 맞불을 놨다. I/O에서 새 지도 서비스 발표도 예상된다.
애플이 페이스북과 제휴, 아이폰에서 보다 편리하게 페이스북을 쓸 수 있도록 한 가운데, 최근 출시 1주년을 맞은 구글 SNS `구글 플러스`도 API 개방 등으로 개발자와 사용자를 붙잡으려 할지도 관심사다. NFC 결제와 기업용 클라우드 관련 서비스가 나올지도 궁금한 대목이다.
마이크 윈턴 구글 개발자 지원 총괄은 “행사가 열리는 사흘간 130여개의 기술 세션과 155개 파트너의 실험적 서비스를 선보이는 `샌드박스` 전시, 280여개의 연계 행사가 이어진다”며 “안드로이드와 크롬, 구글플러스 등을 집중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