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4사 '막다른 길', 주유소 공급가 하락 압박

이달 말 정유사들의 주유소 공급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6월말 상반기 및 2분기 결산 시기와 7월 석유수입부과금 환급과 할당관세 0% 적용 시기가 맞물리면서 SK에너지·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 등 국내 정유사들이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상반기 및 2분기 결산을 앞두고 대대적으로 내수 판매 물량 확대를 위해 정유사들이 월말에 가격을 낮추지만 이번은 예전과 다른 모양새다.

원인은 값싼 수입산 제품이다. 일본에서 들여오는 자동차용 경유는 세제 혜택을 받으면 정유사 공급가격보다 리터당 50원 가량 저렴하다. 대리점과 주유소들은 선택권이 늘어나 정유4사에서 굳이 제품을 살 필요가 없다. 예전처럼 월말에 필요 이상으로 많은 재고를 쌓아놓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국제 유가 하락과 국내 석유제품 가격도 6월 들어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피넷에 따르면 6월 둘째 주 정유사별 자동차용 경유 주간 평균공급가격은 SK에너지가 1637.89원, GS칼텍스 1623.91원, 현대오일뱅크 1666.13원, 에쓰오일 1642.14원으로 전 주에 비해 리터당 평균 50원 가량 떨어졌다.

업계는 가격 하락폭이 리터당 50원은 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유사들의 공급가격이 수입 제품과 최소한 비슷해야 주유소에서 정유사 제품을 사들일 것이란 분석에 따른 것이다. 실제 석유수입부과금 환급과 할당관세 0%만 적용해도 하락폭이 리터당 50원이고 국제유가 및 기존 월말 가격하락세까지 더하면 리터당 100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표주유소는 자가폴주유소나 알뜰주유소와 달리 정유사와의 전량 구매계약에 의해 영향이 적을 수 있지만 정유사들이 자사 상표주유소에 오히려 높게 팔수 없어 가격 하락세는 동일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