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서머타임(summer time)

서머타임은 여름철에 표준시보다 1시간 시각을 앞당겨 놓는 제도다. 일광절약시간(daylight saving time)이라고도 한다.

18세기 후반 미국의 B 프랭클린이 주장했으나 시행되지 못했다. 영국 건축가 윌리엄 월릿도 1907년 `일광의 낭비`이란 글에서 서머타임 도입을 적극 주장했다. 서머타임을 실시하면 그만큼 일을 일찍 시작하고, 일찍 잠을 자게 되어 등화를 절약할 수 있는 경제적 이유와 신선한 공기와 일광을 장시간 쪼이게 되어 건강도 증진된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의회에 법안까지 제출했지만 부결됐다.

서머타임을 처음 시행한 나라는 제1차 세계대전 때의 독일이다. 그 후 유럽 여러 나라가 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일상생활이나 학술적인 면에서 불편하고 혼란을 초래한다고 해 중단한 국가들이 많다.

유럽 여러 나라의 서머타임은 매년 3월 마지막 주 일요일 시작해 10월 마지막 주 일요일에 끝난다. 캐나다와 미국도 비슷한 기간 시행한다.

한국은 1954년부터 1961년까지 실시했었다. 88서울올림픽을 계기로 1987∼1988년 동안 실시했다가 1989년 다시 폐지했다. 최근 여름 전력난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서머타임 도입이 일각에서 거론됐다가 무산됐다고 한다.

그런데 서머타임이 과거엔 촛불 등 등화 절약효과가 컸지만, 지금은 조명용 전기절약보다 에어컨 등 냉방기기 사용이 늘어 역효과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생활이 디지털화되면서 이를 조정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런저런 불편이 예상되는 서머타임 도입 의견까지 나온 것은 그만큼 우리 전력상황이 어렵다는 방증이다. 전력도 다른 에너지와 마찬가지로 한정된 자원이다. 우리 이웃과 미래의 후손을 위한 십시일반의 현명한 소비절약이 필요한 때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