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업계 `덤 파이프` 탈피…`스마트 파이프`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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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는 음성 LTE(VoLTE) 상대가 못 된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과 배준동 SK텔레콤 사업총괄은 최근 열린 롱텀에벌루션(LTE) 개시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비슷한 말을 했다. 하반기 나란히 내놓을 VoLTE 서비스는 카카오 `보이스톡`을 비롯한 mVoIP보다 훨씬 네트워크에 최적화되고 음질이 뛰어난데다 각종 첨단 부가기능을 함께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이동통신업계가 네트워크가 단순 연결통로에 그치는 `덤 파이프(Dumb Pipe)`화를 막는데 총력전을 펼친다. `스마트 파이프(Smart Pipe)`로 만드는데 경쟁적으로 나섰다. 단말과 플랫폼, 외부 애플리케이션에 집중된 스마트 기능을 망으로 다시 가져오겠다는 포석이다.

VoLTE가 대표적이다. 이통사는 VoLTE가 mVoIP보다 훨씬 스마트한 서비스라고 선을 긋고 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VoLTE는 단순한 일반 데이터로 처리되는 mVoIP와는 달리 전송 딜레이를 줄일 수 있는 `우등 등급` 데이터로 처리된다. 변재완 SK텔레콤 CTO는 “단순 다운로딩 형태의 mVoIP과 최적화된 VoLTE는 영원히 극복할 수 없는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통화 중 콘텐츠 공유` 등 부가서비스도 강점으로 내세운다. 최주식 LG유플러스 전무는 “VoLTE는 `감정을 실은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음질이 뛰어난데다 통화 중 음악이나 지도 등 콘텐츠를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본적인 음성 통화 기능을 보다 `똑똑하게`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이통업계가 함께 추진하는 통합거뮤니케이션 서비스(RCS)도 스마트 파이프 전략의 일환이다. RCS는 PC메신저처럼 자리를 비웠는지, 메시지 소통이 가능한지 상태 정보를 제공하는 업그레이드 주소록 기능을 비롯해 사진 아이콘, 좋아하는 링크 등을 쉽게 담을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통사가 단순한 단문 문자메시지 서비스(SMS)로 재미를 보던 시절은 카카오톡·페이스북 등 SNS의 등장으로 이미 끝이 났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연 8000억원 정도였던 문자서비스 매출이 카카오톡 등장과 함께 60% 이상 떨어졌다”고 말했다. 건당 20원이던 문자서비스에 비해 카카오톡으로 발생하는 데이터 매출은 형편없는 수준이다. 기존 문자메시지 서비스로는 덤 파이프화를 피하기 힘든 것이다.

각종 콘텐츠 서비스를 LTE 상품과 연관시켜 내놓으면서 단말·플랫폼 기업에 빼앗긴 생태계 주도권도 되찾아오겠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트래픽 부담을 줄이면서도 프리미엄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을 잇따라 선보인다. 이상철 부회장은 “올(All) IP 시대에 맞는 단말기와 운용체계(OS)가 아직 부족하다”며 “제품을 가장 잘 만드는 회사가 이통사에 와서 라인업으로 택해 달라고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통업계 `덤 파이프` 탈피…`스마트 파이프` 경쟁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