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사태가 안정을 찾아가지만 증시 자금 이탈은 지속됐다. 지난달 29일 증시 예탁금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데 이어 단기 투자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서도 자금이 크게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시스템인 프리시스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고객 예탁금은 16조3500억원으로 지난해 7월 5일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8월 10일 기록한 최고치 22조6552억원 대비 28%가량 줄어든 수치다.
MMF에서도 지난달 29일 하루 만에 5조원이 넘는 돈이 빠져나가며 하루 유출 규모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6월 28일부터 이틀 동안 빠져나간 금액만 7조7000억원에 달한다. 운용사별로는 NH-CA자산운용에서 8275억원이 빠져나가며 가장 큰 유출을 보였다.
IBK자산운용(-7872억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5888억원), 산은자산운용(-4371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자산운용와 동부, 삼성, 흥국자산운용에서도 3000억원 넘는 돈이 빠져나갔다.
이 같은 대규모 자금 유출은 계절적 요인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기 말 기업들의 재무 관리에 따른 일시적인 자금 유출 성격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유출된 자금 5조4000억원 가운데 98%에 달하는 5조2700억원이 법인 자금이고, 개인자금은 1300억원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반기말 재무 관리를 위한 기업의 자금인출이 이어지면서 벌어진 현상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분석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MMF에는 월초 돈이 들어와 월말 빠지는 패턴을 반복해 왔다”며 “특히 지난달 29일은 월, 분기, 반기 말이 겹치면서 유출 규모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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