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IT 투어]국내 이공계 인재양성 씨앗뿌려… 10주년 맞다

이공계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참여하고 싶어하는 글로벌 체험 프로그램이 있다. 퀄컴의 `IT투어`다. 퀄컴은 올해도 국내 우수 이공계 대학생 및 대학원생 32명을 미국 샌디에이고 본사로 초청해 IT투어를 진행했다. 어느덧 10주년을 맞은 퀄컴 IT투어는 양질의 IT 인재를 길러낸 동시에 기술과 사람의 관계를 잘 풀어낸 프로그램으로 정평이 나 있다.

폴 제이콥스 퀄컴 회장과 함께하고 있는 IT투어 한국 학생들
폴 제이콥스 퀄컴 회장과 함께하고 있는 IT투어 한국 학생들

이 프로그램은 퀄컴이 유일하게 한국 대학생만 대상으로 진행하는 투어다. 한국 통신 시장에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만큼 한국에 대한 애정도 남다른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거쳐간 학생만 300명을 넘어섰으며, 이들은 퀄컴을 포함해 국내 유수 IT업체에 입사해 실력을 펼치고 있다.

퀄컴 IT투어는 국내 이공계 학생들에게 급변하는 이동통신 시장의 최첨단 기술을 소개하고 공학도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지난 2003년 처음 시작됐다. 우수한 이공계 인재가 의대나 치대로 진로를 바꾸는 사례가 늘고 있는 현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사회적 분위기 등으로 사기가 저하된 학생들에게 차세대 엔지니어의 밝은 미래를 보여주기 위해 IT투어를 기획하게 됐다고 퀄컴은 전했다.

IT투어는 참여 학생들의 높은 만족도로 유명하다. 단순히 본사를 `구경`하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본사 엔지니어들이 직접 이공계 학생들에게 최적화된 기술 교육을 진행한다. 연구소를 방문해 현재 개발되고 있는 기술을 체험한다. 해마다 매출 2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글로벌 선도 기업의 철학이 어떤 지 들어보는 기회는 덤이다. 이를 통해 세상을 발전시키는 힘이 기술에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

폴 제이콥스 퀄컴 CEO와 직접 만남의 시간을 갖는 것도 IT투어의 특징이다. CEO와 기술에 대해 토론하고 그 앞에서 아이디어를 발표하는 기회도 제공된다. 한 참가자는 “엔지니어 출신 CEO에게 조언을 들을 수 있는 기회는 일생일대의 행운이었다”고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CEO와의 간담회는 퀄컴 창립자인 어윈 제이콥스 재직 당시부터 이어져온 전통이다.

미국 본사에 근무 중인 한국계 엔지니어들과의 인연을 쌓을 수 있는 멘토링 시스템도 인기다. IT투어 참가 학생들은 이들과 만나 최첨단 IT기업 현장에 대한 생생한 조언은 물론 진로 상담과 취업 준비, 직장생활에 필요한 맞춤 정보를 얻는 멘토링 시간을 갖는다. 투어 내내 자사의 우수성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을 주기 위해 퀄컴의 고민한 흔적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이번 10기 IT투어에 참가한 학생들은 퀄컴 본사에서 LTE 칩세트 스냅드래곤과 퀄컴이 만든 증강현실(AR) 플랫폼 등 첨단 기술을 눈으로 살펴보고 R&D 센터를 견학했다. 이어 폴 제이콥스 회장과의 간담회를 통해 궁금한 점을 해소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들은 6개 조로 나뉘어 모바일 업계 주요 이슈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주제는 각각 `증강현실 기술, 모바일 헬스, 무선 통신 기술 발전에 따른 소비자 가전의 미래 등을 다뤘다. 뿐만 아니라 퀄컴에 근무 중인 한국 엔지니어들과의 멘토링을 통해 IT 기업 현장을 앞서 겪어본 선배의 생생한 경험담과 조언을 들었다.

특히 참가 학생들과의 인연을 본사를 방문한 일주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교류를 도모하고 있다. 퀄컴은 IT투어 1기에서 10기까지 모든 참가자들을 한 데 모아 매년 연말 모임을 개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비슷한 분야에 취업한 선후배 간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등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 한국 이공계 인재들과의 특별한 인연이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폴 제이콥스 퀄컴 회장은 “기술 개발의 본질은 사람이다. 뛰어난 기술도 위대한 발명도 결국은 사람에 의해, 사람을 위해 탄생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퀄컴은 인재 양성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퀄컴에게 IT투어와 한국 학생들이 특별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앞으로 한국과 글로벌 IT산업을 이끌어가는 리더가 이 자리에서 많이 나오기를 기대하겠다”고 밝혔다.

도진명 퀄컴코리아 사장은 “한국 IT산업을 이끌 유수 이공계 학생들이 세계적 기업 문화를 몸소 체험하고 현장에서 뛰는 선배들과 직접 교류함으로써 글로벌 엔지니어의 꿈에 한 발 다가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적극적으로 이공계 인재 양성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