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하이마트' 결국 롯데 품에 안기나?

하이마트 새주인 `롯데쇼핑`유력...우선협상대상자

결국 롯데가 하이마트의 새 주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4일 롯데그룹은 계열사인 롯데쇼핑이 하이마트 인수와 관련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매각 주체와 세부 협상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하이마트도 이날 롯데쇼핑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매매 당사자 간 협상을 거쳐 주식매매계약 체결 여부 및 구체적인 조건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애초 하이마트는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인수될 예정이었다. 지난달 25일 본입찰 결과 MBK와 롯데쇼핑, 칼라일 등 3개 업체가 본입찰에 참여했고, 이 가운데 가장 높은 인수금액을 제시한 MBK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MBK는 하이마트의 상반기 영업실적 부진과 가격의 적정성을 이유로 지난 3일 갑작스럽게 인수를 포기했다. 이후 하이마트 매각주간사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롯데와 칼라일측에 인수의사를 재타진했고, 최종 롯데쇼핑이 새로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업계에서는 롯데쇼핑의 하이마트 인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하이마트측 인수를 전향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며 “합리적 수준에서 가격협상이 이뤄진다는 것은 기본 전제”라고 말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유진기업 등 대주주는 재무적 투자자보다는 실제 기업을 운영할 주체를 매각 대상으로 우선 고려했다”며 “빙빙 돌아온 측면이 있지만 롯데쇼핑의 하이마트 M&A는 타결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롯데와 하이마트 기존 주주 간 가격협상 범위가 크게 좁아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급박한 움직임 속에 양측이 1조2000억원 수준에서 매각금액 합의를 봤다는 관측이다. 이는 애초 롯데쇼핑이 본입찰에 제시한 금액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하이마트는 6월말 현재 314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고, 롯데쇼핑은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760여개를 운영한다”며 “롯데쇼핑과 하이마트를 합산할 경우 전국적으로 1000개가 넘는 체인이 운영되는 것”이라며 인수시 시너지효과가 크다고 분석했다.

이날 롯데의 하이마트 인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하이마트와 롯데쇼핑 주가가 상승했다. 하이마트는 11.15% 오른 5만7800원에 장을 마쳤고, 롯데쇼핑은 1.77% 상승해 31만5500원을 기록했다.

김승규·김창욱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