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퀄컴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헬스케어 시장을 놓고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펼치고 있다. 스마트폰 원격 진료 서비스가 확산되면 반도체 업체가 의료기기·제약·유전자데이터베이스에 이르는 거대한 의료 시장에 진출할 호기가 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관련 콘텐츠가 속속 나오면서 IT 기업의 경쟁이 가시화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갤럭시S3를 통해 체중·혈압·혈당 등 건강 기록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S헬스` 서비스를 처음 선보였다. S헬스는 체중·혈압·혈당 정보를 블루투스나 USB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바로 전송, 쉽게 기록할 수 있도록 해주는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2020년까지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연매출 10조원 규모의 사업으로 육성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중소병원용 혈액검사기 등 의료기기 사업에 대한 직접 투자는 물론이고 특허가 만료된 바이오 의약품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 등 제약사업 투자도 공식화했다.
글로벌 반도체 설계기업인 퀄컴은 최근 건강 관련 정보를 저장하는 사물통신(M2M) 기반 데이터 플랫폼 서비스 `2net`을 발표했다. 향후 스마트폰을 활용한 다양한 헬스케어 앱들이 나오면 체중과 혈압뿐 아니라 수면이나 심전도까지 모니터링하는 장비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퀄컴은 이들 통신장비에 자사 기술이 사용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2net 플랫폼의 협력사는 30여개로, 이들 중 일부는 퀄컴에 직접 투자를 받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퀄컴은 X프라이즈 재단과 협업을 통해 혁신적인 헬스케어 서비스를 발굴하는 데도 사활을 걸고 있다. X프라이즈 재단은 매년 퀄컴과 함께 모바일을 활용한 새로운 앱을 만든 개발자에게 상을 주고 상용화로 이어지도록 다리를 놓는 역할을 한다.
업계 관계자는 “하드웨어 기업들이 생태계 구축에 치열한 이유는 앞으로 시장 판도가 완전히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라며 “향후 환자가 직접 병원에 가지 않고 몸 속에 들어있는 센서를 통해 진료받는 모습이 일상적인 풍경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