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가스 환상론은 금물

셰일가스가 세계 에너지 시장에 끼칠 영향에 대한 냉정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4일 한국공학한림원 주최로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셰일가스, 세계 에너지 시장의 판도를 바꾸다`를 주제로 열린 에너지포럼에서 산·학 관계자들은 셰일가스에 대한 무조건적인 환상을 경계하고 우리나라가 진출할 수 있는 분야를 분석해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 했다.

한국공학한림원은 4일 `셰일가스, 세계 에너지 시장의 판도를 바꾸다`라는 주제로 제29회 에너지포럼을 개최했다.
한국공학한림원은 4일 `셰일가스, 세계 에너지 시장의 판도를 바꾸다`라는 주제로 제29회 에너지포럼을 개최했다.

김기중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제발표를 통해 “미국의 세일가스 생산으로 자원개발·도입·발전·석유화학 분야에 발생할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셰일가스 국가 확대, 기존 천연가스 시장에 미칠 영향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며 “현재로서는 미국에서 생산하는 셰일가스를 액화하는 과정에 우리나라가 참여해 판매, 도입에 있어 융통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응방안”이라고 설명했다.

허수영 호남석유화학 사장은 셰일가스가 석유화학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으로 전망하면서도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 사장은 “셰일가스를 석유화학 원료로 활용해 에틸렌 계통 제품 생산이 늘어나면 석유를 원료로 하는 나프타크래커(납사분해) 비중이 줄어들 여지가 있지만 당장 세계 수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셰일가스가 에너지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만능열쇠로 인식하지 말고 우리가 실익을 챙길 수 있는 전략적인 접근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철우 충북대학교 지구환경학과 교수는 “셰일가스는 현재 철저하게 미국주도 시장으로 형성돼있고 환경문제와 경제성 측면에서 다른 나라의 참여가 철저하게 제한돼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미국 셰일가스 시장이 정비된 후 해외 시장이 개척되는 시기를 대비해 미국·아르헨티나 등 국가의 현지기업과의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류권홍 원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세일가스가 도깨비 방망이 처럼 전세계 에너지문제를 해결한다는 생각은 위험하다”고 강조하고 “전통, 비전통을 가릴 것 없이 우리의 조건과 기업환경에 맞는 가스 개발, 도입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