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등 IT기기 제조사와 가전업체들은 앞으로 고령자·장애인이 쓰기 편한 제품을 의무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정부 주도 아래 웹 사이트 위주로 이뤄졌던 장애인 접근성 의무화가 생활가전과 IT 제품에도 적용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로운 기업 규제로 작용할 우려도 있어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지식경제부는 `IT·가전제품 접근성 제고를 위한 정책 지원방안 간담회`를 개최하고 장애인·고령자들이 휴대폰·가전제품과 같은 첨단제품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IT·가전제품의 접근성 제도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4일 밝혔다.
장애인이나 고령자를 위한 전용 제품이 일부 시판되나, 시장이 작아 제품이 다양하지 못하고 오히려 비장애인과 차별을 낳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휴대폰이나 가전제품은 기술 발전에 따라 사용 방법이 계속 복잡해지는 반면에 접근성 고려가 미흡했다. 이 때문에 장애인이나 고령자 등 신체·인지기능이 미흡한 계층은 기술 발전의 혜택을 공유하지 못했다.
지경부는 간담회 결과를 바탕으로 접근성 제도 도입을 위해 장애인·기업 등 수요자·공급자 전반이 참여하는 `IT·가전제품 접근성 포럼`을 오는 9월 발족한다. 연말까지 적용 대상자, 제품 등을 구체화한 `IT·가전제품 접근성 제도 추진대책`을 마련한다. 관련 부처와 협의를 거쳐 법령 개정, 표준지침 제정, 기술개발 지원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날 행사에는 홍석우 지경부 장관을 비롯해 김정록 새누리당 의원,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 등 업계·소비자단체·전문가 등 관계자 20여명이 참석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임호기 KEA 특허표준지원센터장은 “IT·가전제품 접근성 제고를 위한 법·제도는 참여 기업에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자칫 새로운 규제로 작용하면 산업계에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태 한국정보화진흥원장은 “국내 기업들이 발 빠르게 대응하면 장애인 접근성을 고려한 생활가전으로 기술표준 선점, 특허 획득, 해외 수출 등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중소 가전기업들도 접근성을 고려한 제품을 개발하고 일정 규모 시장을 형성할 수 있도록 관련 기금 조성, 공공기관 우선구매 제도 등의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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