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를 분수령으로 국내 PDP 생산 라인의 축소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그동안 PDP TV 시장이 기대밖으로 선전했지만, 지난해를 정점으로 서서히 퇴조할 조짐이기 때문이다. 앞서 세계 1위 PDP 모듈 업체였던 일본 파나소닉은 최근 자국내 생산 라인을 대폭 정리하고 나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LG전자는 PDP 생산 라인을 단계적으로 정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PDP 시장은 지난해까지 예상밖의 호조세를 보였다. LCD 가격이 여전히 비싼데다 PDP가 전력 소모와 밝기를 개선하며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SDI·LG전자는 PDP 라인의 가동률을 오히려 높이기도 했다.
삼성SDI는 천안 P1·P3라인과 울산 P4라인에서 PDP 모듈을 생산 중이다. LG전자는 현재 구미의 A2·A3라인에서 PDP 모듈을 양산하고 있다. 삼성SDI의 P2라인과 LG전자의 A1라인이 폐쇄된 이후, 추가 라인 중단을 예상하기도 했지만 아직은 건재하다. 올해 국내 PDP 업계는 지난 해와 비슷한 규모로 PDP 모듈을 생산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뱅크는 삼성SDI와 LG전자가 올해 각각 510만대와 360만대의 출하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양사 모두 지난해에 비해 소폭 줄어든 정도다.
문제는 작년 정점을 찍은뒤 PDP 시장이 하락 일로를 걷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올해까지는 기존 라인을 유지한다 해도, 내년에는 축소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PDP 최대 생산능력을 보유했던 파나소닉이 최근 PDP 라인을 대폭 정리하기 시작하면서 PDP 시장은 더욱 움츠려들고 있다. 파나소닉은 지난 해 TV사업 구조조정을 시작하며 급기야 최신 라인인 아마가사키 P5 PDP 모듈 라인마저 가동을 중단했다. 유일하게 남은 P4 라인 역시 올 해부터 점차 정리해 오는 2014년께 완전히 폐쇄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나소닉은 지난 해 570만대의 PDP TV를 출하했으나, 올해에는 목표를 250만대로 절반 이상 하향 조정한 상황이다.
LCD TV 가격 하락도 PDP 시장 위축을 부채질하고 있다. 대형에서는 과거 LCD TV가 두 배 이상 비쌌지만 지금은 70% 안팎으로 떨어진 상태다. PDP가 명암비나 응답 속도 면에서 LCD 보다 뛰어나지만, 저가 직하형 LED TV 등이 보급되면서 PDP 경쟁력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홍주식 디스플레이뱅크 책임연구원은 “국내 PDP 모듈 업계가 올 해까지는 지난 해와 비슷한 수준의 출하량을 기록할 것”이라며 “수익이 나는 기간까지 생산을 지속하겠지만 내년부터는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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