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이에 동아리 활동하며 창업한다고 하면 반응은 두 가지입니다, `부럽다` 혹은 `미친 놈`. 어렵게 얻은 기회인 만큼 사력을 다해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만들고 싶습니다.”-김현수 핸섬컴퍼니 대표(40·서울대 MBA과정)
![창업 성공을 꿈꾸는 늦깎이 벤처동아리 학생들이 화제다. 왼쪽부터 서민혁 앤드피플 대표, 김현수 핸섬컴퍼니 대표, 이주민 엘브이스터디 대표.](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07/05/300525_20120705162938_646_0001.jpg)
“대학생 창업자가 필요한 인력을 찾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죠. 하지만 다양한 전공과 재능이 모인 동아리에서는 가능합니다. 저에게는 엄청난 장점이죠.”-서민혁 앤피플 대표(29·서울대 의류학과 03학번)
“창업이 쉽지 않은 길인데 동아리 활동이 큰 힘이 됩니다. 함께 하는 동료가 있어 든든하죠. 어려움도 있겠지만 잘 이겨내서 멋진 성공스토리를 쓰고 싶습니다.”-이주민 엘브이스터디 대표(29·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04학번)
적지 않은 나이에 대학에서 창업 성공을 향해 질주 중인 세 아저씨(?)에게 동아리는 꿈을 향한 전진기지였다. 어린 후배와 소통에 어려움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애로사항은 음주 후 체력 부족과 후배들 밥 사주기 정도. 나이를 넘어 창업이란 키워드로 공감하고 서로 의지한다는 설명이다.
김현수 핸섬컴퍼니 대표는 12년 대기업 직장생활을 접고, 지난해 서울대 MBA과정에 입학했다. 그해 가을 벤처동아리에 가입했다. 이달 초 스마트데이팅 서비스 `시라노 계약연애`로 본격 창업에 나섰다. “말이 통하는 사람끼리 있으니 적응은 전혀 문제가 안 되더라고요. 제 딴에는 형으로 많은 조언을 해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멘티가 되는 때가 더 많습니다. 나이는 적어도 경험과 생각이 다르다 보니 많은 도움을 받습니다.”
기부 티셔츠를 판매하는 앤피플(&People)로 창업한 서민혁 대표는 올해 3월 벤처동아리에 들어왔다. 입학 후 첫 동아리 활동이다. “혼자 하는 창업의 한계를 느꼈어요. 동아리 활동으로 서로 경험을 공유하고 다양한 피드백을 받고 싶었죠. 무엇보다 비슷한 사람과 함께 창업 성공이란 같은 꿈을 꾸는 연대감을 얻고 싶었습니다.”
이주민 엘브이스터디 대표는 오랜 휴학 끝에 동아리로 돌아왔다. 엘브이스터디는 스마트펜으로 숙제하고 체크하는 서비스다. 세 사람이 공통적으로 꼽는 동아리 생활의 가장 큰 장점은 가족 같은 끈끈함이다. 김 대표는 “많은 외부 모임이 있지만 사업상 필요해 만난 모임이라 모든 것을 말하기 힘들다. 반면에 동아리에선 어떤 어려움도 허심탄회하게 말할 수 있고 진짜 도움이 되는 조언도 얻을 수 있다. 외부 모임보다 훨씬 깊고 지속적인 만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지난 축제 때 동아리원 모두 기부 티셔츠 판매를 도왔습니다. 덕분에 1000장을 팔았죠. 제 꿈에 동아리원 모두가 함께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고 말했다.
이들은 안정적 삶을 구가하는 또래 친구들이 전혀 부럽지 않다. 이 대표는 “대기업에 취업하고 고시에 합격했지만 정작 행복감은 적은 친구가 많다”며 “꿈을 좇는 도전적인 삶을 오히려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세 아저씨가 동아리에 바라는 점은 더 많은 여성 동료의 합류다. 여성만의 시각과 섬세한 조언을 얻는 것은 물론이고 절대 남초인 칙칙한 동아리 분위기를 중화해줬으면 하는 농담(?) 섞인 바람이다. 더 큰 바람은 동아리 출신 스타기업의 탄생이다. 이 대표는 “스타기업 탄생으로 동아리에 관심과 지원이 더욱 커지길 기대한다”며 “큰형뻘인 세 사람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