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이노베이션리더]임동배 수협 IT·정보보호본부 부행장

1977년 2월 핵심 정보시스템을 가동한 수협이 처음으로 최고정보책임자(CIO)를 선임했다. 본격적으로 정보시스템이 도입된 지 35년 만이다. 그만큼 수협 IT 부문도 과거보다 크게 확대됐다. 연간 IT예산 500억원, IT인력 220명, 전국 네트워크도 700개에 이른다. 적은 규모가 아니다.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를 겸직하는 임동배 수협 첫 CIO는 “다른 시중은행보다는 CIO 선임은 늦었지만 IT기반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CIO BIZ+/이노베이션리더]임동배 수협 IT·정보보호본부 부행장

“CIO 직제가 생겼다는 것은 IT조직이 내부 운영 부서에서 경영관리 부서로 변화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임동배 수협 IT·정보보호본부 부행장은 CIO 직제 도입의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본격적으로 경영에 IT를 접목하겠다는 수협의 의지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임 부행장은 IT기반으로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다채널로 변화하고 있는 금융거래에 대응하겠다는 생각이다.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패드 등을 활용한 금융거래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임 부행장은 “향후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IT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CIO 직제 도입으로 보다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를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임 부행장은 CIO 취임 후 사이버 지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과거 독도지점처럼 사이버상에 지점을 만들어 이에 적합한 상품을 개발, 판매할 계획이다. 임 부행장은 “사이버 지점 설립을 위해 관련 부서와 협의 중”이라며 “협의가 완료되면 사이버 지점 설립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ICT 신기술 기반으로 스마트 금융거래를 구현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임 부행장이 이처럼 스마트 금융거래 구현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것은 지난해 9월 가동한 차세대시스템인 `넥스트로` 덕분이다. 수협은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차세대 기간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현재 가동된 지 10개월이 지났다. 아직 큰 문제는 없었지만 보다 완벽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막바지 보완작업을 하고 있다.

임 부행장은 “시스템 안정화는 이뤘지만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질적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수협은 IT본부 내 스스로가 문제점을 찾아 개선하는 IT셀프 체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업 사용자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IT헬프데스크도 운영한다. 차세대시스템 가동 1주년이 되는 9월까지 최종 완료할 방침이다.

임 부행장은 IT기반으로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시키는 것과 함께 또 하나의 고민이 있다. 바로 인력 운영이다. 6월 5일 CIO로 선임돼 이제 막 한 달이 지났지만 IT·정보보호본부 인력 구성에 많은 고민을 했다. 수협 종합온라인시스템을 구축할 때인 2002년 IT인력이 200명이었다. 10년이 지난 현재는 220명이다. 넥스트로 차세대시스템 구축기간이 포함됐음에도 불구 10년 동안 고작 20명이 늘어난 셈이다.

임 부행장은 “상당수 직원이 종합온라인시스템과 차세대시스템 구축 경험을 모두 갖고 있어 역량 면에서 보면 그 어느 은행보다도 우위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이 대부분 차장급 이상의 고참 직원이라는 것이다. 조직이 고령화되고 있다는 증거다. 임 부행장은 유능한 직원을 순환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비즈니스애널리시스(BA) 조직을 만들거나 바젤Ⅲ, 고객관계관리(CRM), 국제회계기준(IFRS) 등 현업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임 부행장은 “IT 인력은 정보시스템을 설계, 개발하기 위해 해당 업무를 누구보다 잘 이해해야 한다”면서 “이런 관점에서 보면 현업에서도 충분히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 부행장은 CIO와 함께 CISO도 겸직한다. 금융위원회는 일정 규모 이상의 금융회사들은 모두 임원급 CISO를 선임하도록 했다. 단, CIO가 CISO를 겸직하는 것은 허용했다. 국내 모든 은행들은 CISO를 선임해야 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금융회사에 포함된다. 수협이 CIO를 35년 만에 선임한 배경이기도 하다.

정보보호는 시스템보다 사람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임 부행장의 신조다. 임 부행장은 “아무리 좋은 정보보호시스템을 구축해 도 사용자가 부주의하면 정보보호에 구멍이 생기게 된다”면서 “정보보호에 대한 직원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올해 임 부행장은 CISO로서 직원들의 정보보호 의식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 전사 보안정책 마스터 플랜도 수립한다. 현재 어느 정도 보안정책은 마련돼 있지만 연내 구체적인 실행 계획까지 마련하겠다는 생각이다.

정보화를 총괄하는 CIO로서 국산 SW 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가능한 정보화 사업에 국산 SW와 보안 장비 등을 도입하도록 할 계획이다. 임 부행장은 “국산 SW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공공기관과 기업이 먼저 국산 SW 및 장비를 도입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해야 국산 SW 기업이 좋은 구축사례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임동배 부행장은 1958년생으로 안동고, 동국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3년 2월 수협중앙회에 입회해 전산정보부 신용수신팀장, 경영정보팀장, 전산기획팀장, 시스템관리팀장을 거쳐 여의도지점 부지점장, 금천지점장, 경북지역금융본부장을 역임했다. 올해 6월 부행장으로 승진, IT/정보보호본부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