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등 SK그룹 내 7개 계열사가 자사 시스템 관리·유지보수를 같은 관계사인 SK C&C에 현저하게 유리한 조건으로 일감을 몰아줬다. SK C&C는 그러나 법적 유지보수율 준수를 제제하는 것은 억울하다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8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들 7개 계열사에 34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와 별도로 공정위 조사를 방해한 SK C&C와 해당 임직원에게도 과태료 부과 조치가 내려졌다.
일감 몰아주기의 전형은 `인건비 과다 지급`이다. 이들 7개사는 SK C&C와의 IT아웃소싱 계약시 인건비 산정 기준(운영인력 인건비 단가)을 높게 책정했다. 이들은 인건비 단가를 고시단가보다 낮게 정하는 거래 관행을 무시, 거의 고시단가 그대로를 SK C&C 측에 줬다. 그 결과 SK C&C는 일반 비계열사 거래보다 최고 72% 높은 수준의 인건비를 챙겼다. 지난 2008년부터 지난달 말까지 IT아웃소싱 거래 대가로 이들 계역사가 SK C&C에 지급한 금액은 총 1조7714억원. 이 가운데 인건비는 9756억원이었다.
특히 SK텔레콤은 7개 계열사 중 가장 많은 일감을 주는데도, 볼륨 디스카운트(수량 할인)는 커녕 타계열사보다 약 20% 높은 전산장비 유지보수요율을 책정, SK C&C 측에 맡겼다. SK C&C의 계열사 전체 유지보수비 중 SK텔레콤의 비중은 76%나 된다.
공정위에 따르면 SK C&C는 총수일가의 지분이 55%(최태원 44.5%, 최기원 10.5%)인 그룹 내 지배구조상 최상위 회사다. 최씨 일가는 SK C&C를 통해 사실상 그룹 전체를 지배한다.
이번 과징금 부과와는 별건으로, 지난해 7월 실시된 SK C&C에 대한 현장조사 과정에서 이 회사 임직원들이 조사방해 행위를 한 것에 대해서도 공정위는 과태료를 부과했다.
SK C&C는 정면 반박했다. IT서비스 업계 특성을 무시한 처사라며 법적 소송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공정위가 핵심 사안으로 지목한 `SK텔레콤의 인건비 과다 지급` 여부에 대해 SK C&C는 “SK텔레콤은 고사양의 유닉스 장비를 타 계열사 대비 두 배 이상 보유 중이며 운영 및 장애 서비스 수준 차이가 현저해 높은 요율을 매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K C&C는 “정부고시단가는 법윈 및 공정위가 인정한 인건비 산정의 정상적 기준”이라며 “과거 공정위 스스로 인정한 정부고시단가를 부정하는 앞뒤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대응했다.
계열사별 과징금 부과 내역(단위: 억원)
*최종 지원금액 산정과정에서 일부 조정 가능
류경동·유효정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