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CEO 릴레이 인터뷰]이성원 이지웍스 CEO

◇ 이진 엔분 대표 추천의 변(辯)=“디자이너 경력이 CEO 리더십 전략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고 싶습니다.” “해외에도 디자이너 출신 CEO가 벤처붐을 일으키고 있는데 벤처회사가 가져야 하는 디자인 중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궁금합니다” 이진 엔분 대표는 이성원 이지웍스 대표가 디자이너 출신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스타트업에는 개발자 출신이나 경영학 전공자 출신이 대거 포진하고 있기 때문. 이지웍스는 개인 이력을 시각화해서 구직할 때 쓸 수 있는 서비스 `예티`를 개발했다.

“참 많은 일이 있었죠.” 이성원 이지웍스 대표가 지난 1년 기간을 돌아본 소회다. 얼굴에는 `힘들었다` `값졌다` 두 단어가 교차했다. 2010년 잘 나가는 대기업을 뛰쳐나왔다. 사업가 꿈을 이루기 위해서다. 자신감도 있었다. 이미 좋은 경험도 했다. 2007년 미국 켄달 아트&디자인 대학 재학 당시 건물·동물원 등 미니어처 제작 사업을 했다. 그의 능력을 알아본 교수가 제안해서다. 당시 수완도 발휘했다. 한국에 돌아온 그는 하지만 대기업을 선택했다. 주변의 목소리와 개인 커리어에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러나 그 기간은 2년에 그쳤다.

“화끈하게 그만뒀습니다. 룰(규칙)을 따르지 않고 제가 원하는 것을 하고 싶었습니다.” 시작은 좋았다. 증강현실(AR)기법을 이용한 서비스를 대기업 공모전에 제출해 당선됐다. 이것이 계기가 돼 인큐베이팅센터에 입주했다. 그곳에서 공동 창업자를 만났다. 주변 도움으로 미국 실리콘밸리 엑셀러레이팅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누렸다. 문제는 그 이후 불거졌다. 자리를 잡아갈 시점에 공동 창업자와 관계에 문제가 생겼다. 팀을 깰 수밖에 없었다.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갔다.

“개인적으로 많이 힘들었습니다. 원망도 했습니다. 8개월을 헛되게 낭비했다고 자책도 했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너무나도 값진 시간이었지만, 당시에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힘든 시기는 그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 사업 결단을 내리는데 보다 신중했다. 찾아온 기회는 절대 놓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모든 사람과의 만남을 소중히 여겼다.

새롭게 공동 창업자(신유정 대표)를 만난 것도 그런 경우다. 스펙이 확연히 다른 신 대표와는 뜻이 잘 맞았다. 서로가 사업을 하는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확신이 섰다. 창업 체험 프로그램인 `스타트업 위크앤드`에 참석, 예상치 못한 좋은 개발진도 만났다. “신기했습니다. 몇 개월 동안 안 풀렸었는데 일이 어느 순간부터는 해결되기 시작했습니다. 아침에 고민하면, 오후에 우연찮게 해결되기도 했습니다. 멘토인 고영하 회장(고벤처)도 힘든 시기에 많은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작품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예티(Yeati)`다. 탤런트(재능) 기반 구직 지원 모바일 서비스다. 지난달 열린 `비론치 경진대회`와 `나는 글로벌 벤처다(나벤처) 콘테스트`에서 각각 우승과 동상을 수상했다. 개인 소개를 텍스트가 아닌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던 사진·동영상·문서를 올려 자신을 효과적으로 소개한다. `마이 클라우드(My Cloud)` 코너에 자신 재능을 소개하면, 지인이 평가한다. 추천 기능이다.

이달 본 서비스에 돌입할 예정이다.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CTO와 개발자도 확보했다. 9·10월에는 미국으로 넘어간다. 세계 시장에 도전하기 위해서다. 아직 모든 것이 완벽하지는 않다. 하지만 도전을 멈출 수는 없다. “스타트업은 부족한 것을 해결하고 극복하면서 성장하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동기를 찾는 것입니다.”

포부로 도와준 많은 사람에게 좋은 성과물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완벽하게 만들 것입니다. 우리가 만든 서비스를 많은 사람이 이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서비스가 사람들 삶에 도움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거기서 보람을 느끼고 싶습니다. 돈은 그 다음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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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