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이재오 새누리 경선 불출마, 민주당 정동영도 대선 불출마...새누리 흥행 빨간불

새누리당 비박(非朴·비박근혜) 대선주자인 정몽준 전 대표와 이재오 의원이 대선 경선불참을 9일 공식 선언했다. 지난 대선 민주당의 대선후보였던 정동영 상임고문도 이날 “정권교체를 이루는 데 저를 바치겠다”며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여야 예비 대선후군이 출마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유력 대선주자군을 중심으로 한 대선정국이 점차 달아오르는 형국이다.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9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대선 불출마 기자회견 중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9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대선 불출마 기자회견 중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이재오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를 갖고 “그동안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당내 경선에 불참하겠다고 말했다”며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무겁고 비통한 심정으로 새누리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몽준 전 대표도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1987년 민주화 이후 사반세기가 지난 현 시점에서 정당독재가 미화되고 찬양되는 시대착오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경선에 참여하는 것은 당이 권위주의 시대로 회귀하는 것을 묵인하고 방조하는 일”이라고 경선 불참을 선언했다.

두 비박 주자의 경선 포기로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쟁은 맥 빠진 모양새가 됐다. 10일 당 대선후보 접수와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의 출마선언으로 분위기를 한껏 띄울 계획이었지만 안에서부터 찬물을 뒤집어 썼다.

비박 3인방 중 마지막 남은 김문수 경기지사마저 불참을 선택하면 새누리당 경선은 더욱 썰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고심 중인 김 지사는 경선 참여에 무게를 두고 있으면서도 불참 가능성 역시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과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이미 경선완주 의사를 밝히고 경남지사 출신 김태호 의원도 11일 경선 대열에 공식 합류할 예정이지만 활력을 불어넣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반면에 민주통합당은 주자별 레이스가 본격화하면서 열기를 내뿜었다. 문재인 손학규 정세균 상임고문에 이어 김두관 전 경남지사까지 가세하며 일단, 초반 여야 경선 흥행경쟁에선 앞선 분위기다.

문재인 고문은 9일 오전 태릉선수촌을 방문해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구슬땀을 흘리는 국가대표 선수들을 격려하며 스포츠 육성 방안 등을 밝혔다. 손학규 상임고문도 이날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해 “많은 중간층, 중산층이 손학규라면 안심하고 찍을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전날 해남 땅끝마을에서 대선 출정식을 가진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이날 광주와 세종시를 방문해 희망대장정을 시작했다.

정세균 상임고문은 국회에서 주요 슬로건 중 하나인 `빚 없는 사회`를 위한 정책발표회를 갖고 `하우스푸어` 대책으로 매매가 부진한 국민주택 규모 이하 주택에 대해 금융기관들이 공동출자해 설립한 기구가 매입해 임대로 전환하는 대책을 제시했다.

한편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로 거론돼온 정동영 상임고문은 이날 오전 서울 대한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저는 5년 전 대선 패배로 많은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드린 바 있다”며 “이번에는 저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정권교체의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대선취재팀 elec20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