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보증 만기 연장 대상 기업이 한시적으로 늘어난다. 2009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모든 보증 기업에 만기 연장 조치를 내린 후 처음 실시하는 것이다. 현재는 장기·고액 보증 이용기업이 만기 도래분을 연장하고자 할 경우, 보증금액을 줄이거나 가산료를 부과한다.
김석동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11일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서울 남대문 상의회관에서 열린 기업인과의 간담회에서 “경제 상황이 어려워 중소기업의 상황을 이중으로 점검하고 있다”며 “앞으로 필요한 대응을 취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한 기업인이 신용보증 만기 연장이 안 돼 어려움을 겪은 사례를 들자 “신용보증기관 자금이 한정돼 있어 신규업체 위주로 지원하는 것이 맞다”며, 다만 “지금은 어려운 시기를 넘어가야 하기 때문에 중소기업이 자금 유동성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발생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런 부분(만기 연장이 안 돼 어려움을 겪는 경우)에 신용보증이 경직적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2009년처럼 `전액 만기 연장`이라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은 것은 아니지만 일시적 자금난을 겪는 기업은 전액 만기를 연장하도록 지원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신용보증기관은 10년 이상 장기와 30억원 이상 고액 보증 이용 업체가 연장 시 보증금액을 줄인다. 기술보증기금 경우 감면 비율은 20%를 원칙으로 하되, 협의에 따라 10%로 낮출 수 있다. 예컨대 신용보증기관에서 50억원의 보증을 이용해온 업체는 만기 연장 시 40억~45억원으로 보증 금액이 낮아진다. 전액을 연장하고자 하는 기업은 가산보증료로 0.1~0.3%를 납부해야 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세계 속의 대한민국 경제` 강연에서 “세계 경제가 어려운 데 우리나라가 이 난관을 극복하면 좋은 환경에 처할 것”이라며 “세계 15대 국가가 경기침체로 국가 순위가 바뀌게 된다. 한국 경제가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면 순탄하게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