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이단형 한국SW기술진흥협회 회장

이단형 한국SW기술진흥협회(KOSTA) 회장(KAIST 전산학과 교수)은 국내 SW와 시스템 엔지니어링 분야의 산 증인이다. 1971년 대학 졸업 후부터 4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국내 SW 산업발전을 위해 일하고 있다. 세월이 흘러 머리는 희끗희끗해졌지만 SW를 향한 열정은 지금도 한결같다.

[이사람]이단형 한국SW기술진흥협회 회장

이 회장은 첫 직장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시스템공학연구소에서 20여 년간 SW를 연구했다. 이 기간 동안 의료보험 전산시스템, 금융실명제 전산시스템, 88올림픽 전산시스템, 대전엑스포 전산시스템 등 국내 산업발전과 국위선양에 기여한 다양한 시스템 개발을 주도했다.

국내 첫 의료보험법 시행을 5개월 앞둔 1978년 여름, 제주도까지 온라인망을 연결해 개발한 의료보험 전산시스템은 30여년이 지난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다. 인력 3명을 데리고 짧은 기간 동안 개발한 이 시스템을 의료보험관리공단(현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0여 년간 사용했다. 3년 걸릴 사업을 5개월 만에 마무리했지만 날림 없이 튼튼하게 만들었다고 이 회장은 회상했다.

1980년대 초 나라 전체의 화두였던 금융실명제 도입 검토 때 역시 잊을 수 없다. 각 금융기관장들이 회의를 거쳐 금융실명제의 전산시스템화가 가능하겠냐고 물었다. 처음 참석한 자리에서 1시간 동안 회의만 듣다가 질문을 받은 이 회장은 무척 당황했다.

“열흘만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회의에 참석한 금융 관계자들에게 자료를 요청할 수 있는 권한도 함께 요구했지요. 그러면 100점은 아니지만 90점 정도의 시스템 구상안을 만들겠다고 말했습니다.”

금융실명제 전산시스템은 이렇게 세상에 나왔다. 이 회장은 당시의 공로로 철탑산업훈장을 받는 영광을 누렸다.

88올림픽 때엔 고대 올림픽부터 몬트리올 올림픽까지 자료를 공부해 먼저 사무국에 시스템을 제안했다. 전국체전과 86아시안게임에서 검증을 마친 시스템은 결국 88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는데 데 일익을 담당했다. 외신 기자들로부터 또 하나의 금메달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올림픽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1993년 대전엑스포 시스템도 성공리에 구축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시절엔 `바다` 운용체계(OS)의 시초 격인 `실시간OS` 개발을 이끌었다. 이후 LG EDS(현 LG CNS), SW진흥원장을 거쳐 KAIST 교수와 SW기술진흥협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엔 SW 개발 방법론인 `시스템&소프트웨어 프로덕트 라인(SSPL)의 국내 전파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 회장은 “표준화기구인 ISO·IEC로부터 SSPL 세계 표준화 PM 자리를 승인받았다”며 “표준화와 더불어 국내에 SSPL을 성공적으로 뿌리 내려 SW 산업발전에 이바지하는 게 향후 해야 할 일”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