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기업 수출 안전판, 무역보험이 병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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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중견 수출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 수출의 약 25%에 무역보험을 제공하는 무역보험기금 지원 여력이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에 이어 내년 예산에도 무역보험기금 예산배정이 전액 삭감됐다.

11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올해 신청한 무역보험기금 약 2500억원이 전액 삭감된 예산안이 기획재정부에 제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보험기금은 무자본 특수법인인 한국무역보험공사의 자본금과 같다. 무역보험사업의 기본 담보금은 물론이고 무역사고가 발생했을 때 1차 보상재원,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BIS)처럼 대외 신인도의 척도가 된다.

국내 수출량의 약 25%는 무역보험공사를 이용한다. 기업들이 수출대금에 대한 보험 제공과 해외 대규모 프로젝트의 보증서를 발급, 자금 조달을 지원한다.

무역보험기금은 작년 말 기준으로 1조349억원이다. 이전까지 연간 1000억원 안팎의 이익을 내다가 지난 2009년, 2010년 중소 조선사의 RG(refund guarantee)보험으로 인한 손실로 크게 줄었다.

이 때문에 무역보험기금의 운영배수도 80~90배로 높아졌다. 즉 1조원 내외의 재원으로 80조~90조원을 보증하는 셈이다. 신용보증기금 운영배수가 10배 내외라는 점과 비교할 때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 6월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올해 무역보험기금 전체 운영 규모를 190조원에서 10조원 늘어난 200조원으로 늘렸다. 운영배수가 더 늘어 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이런 구조가 무역보험기금의 큰 기능인 발급 보증서에 대한 신인도 저하는 물론이고 공사 내부적으로도 기금 운영에 소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무역 2조달러 달성을 위한 중소·중견기업 육성 정책에 정면 배치되는 사례라는 지적이다.

수출기업인 A사의 사장은 “중소·중견기업 수출의 안전판 역할을 하는 무역보험기금의 부실은 보험가입의 어려움, 비용증가 등 기업들의 어려움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무역보험의 국민경제기여도 종합 결과(2011)

*자료: 현대경제연구원

중소·중견기업 수출 안전판, 무역보험이 병들고 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