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영향이 LCD TV보다 저가 브라운관(CRT)과 PDP TV 시장에 더 큰 타격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올해 LCD 시장은 소폭이나마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CRT TV 시장 규모는 지난 2010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고 작년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던 PDP 시장도 대폭 축소될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LCD TV 시장은 5%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 업체 NPD디스플레이서치는 올 해 전체 TV 시장 규모가 2억4500만대로 전년 대비 1.4%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신흥 시장의 부상과 LED TV의 성장, 각종 스포츠 이벤트에도 불구하고 TV 시장에 불어닥치는 경기 침체의 여파가 큰 셈이다.
특히 CRT와 PDP TV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CRT TV는 중남미 지역에서, PDP TV는 미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형성돼 시장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올 들어서는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CRT TV 시장은 올해 1650만대 규모로, 지난 해 2600만대 보다 37%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 2010년에 비하면 절반 이상 급감한 수준이다.
PDP TV 시장이 움츠러드는 것도 주목된다. 지난해까지 PDP 시장은 예상외로 비슷한 규모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지난 해 1720만대를 기록한 PDP TV 시장은 올 해 1270만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여파로 파나소닉은 PDP 모듈 생산 라인 대부분을 닫았다.
CRT와 PDP TV 시장 하락에는 저가 LCD TV의 보급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된다. 더욱이 저가 LED TV까지 쏟아지면서 이들 TV는 갈 곳을 잃어가고 있다. 경기 침체탓에 전체 TV 시장 규모는 줄었지만 LCD 시장은 성장세를 유지하는 이유다.
LCD의 증가세와 CRT·PDP의 위축세로 전체 TV 시장에서 차지하는 LCD 비중은 더 늘었다. 지난해 82% 수준에서 올 해는 88%까지 6%P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015년이면 97%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맘때부터는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신흥 시장의 성장과 올림픽과 같은 이벤트가 TV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며 “그나마 LCD는 새로운 기술 발굴로 적은 규모나마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