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바일 기업이 개발한 항공용 그래픽카드가 국산 군수용 항공기에 탑재됐다.
모바일 임베디드시스템용 그래픽스 솔루션 전문기업 휴원(대표 배종규·성영익)은 자체 개발한 항공용 그래픽카드 `알렉스SC`가 최근 세계 최초로 항공전자용 그래픽스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표준(OpenGL SC 1.0.1 API) 인증을 통과했다고 12일 밝혔다.
또한 국산 군수용 항공기 수출모델 두 대에 탑재됨에 따라 항공전자부품 국산화 촉진은 물론, 모바일 기업의 항공산업분야 진출에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알렉스SC`는 모바일분야에서 사용되는 그래픽스 기술을 항공전자에 적용한 첫 제품이다. 방위산업체 S사와 경북대 모바일그래픽스 연구실의 백낙훈 교수와 산학협력을 통해 개발했다. 이 제품은 항공전자에서 요구하는 극한 온도(-40도~90도)와 진동 등 혹독한 환경테스트를 모두 통과했다. 개발과정에는 대구테크노파크 모바일융합센터가 주관하는 모바일글로벌경쟁력강화사업 과제지원도 한몫 했다.
국내 대다수 군수 및 민수용 항공기에 탑재된 외산 그래픽카드는 발열이 심하고 가격도 비싸지만 `알렉스SC`는 열이 거의 발생하지 않으며 가격도 기존대비 3분의 1수준이다. 항공기에 그래픽카드를 공급해온 기존 외국기업들은 휴원이 제품을 출시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 최근 가격을 크게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환용 기술이사는 “항공전자분야에 중소기업이 참여해 제품을 성공시키기는 매우 힘들다”며 “알렉스SC는 휴원이 그동안 모바일 그래픽스 솔루션 분야에서 쌓아온 기술과 품질관리 노하우의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휴원은 그래픽스 솔루션분야에서는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 있다. 지난 2001년 설립 후 지금까지 모바일 그래픽스 솔루션 개발에 집중, 지난해 이 분야 매출만 37억원을 달성했다.
휴원은 이번 항공용 그래픽스 솔루션의 실제 항공기 탑재 성과를 발판으로 오는 2016년까지 총 800개의 그래픽카드를 항공기에 공급할 계획이다. 당장 올해 항공용 그래픽카드 공급 및 관련분야 매출만 5~6억원이 될 전망이다.
올 하반기에는 높은 해상도와 듀얼 디스플레이 등을 구현해 성능을 8배 향상시킨 `알렉스SC` 차기 버전 개발도 마무리한다.
또 ETRI가 주관하고 있는 월드베스트소프트웨어(WBS) 프로젝트 과제도 진행해 내년 하반기에는 국산 전차에 그래픽 솔루션을 공급할 계획이다.
배종규 사장은 “국내 모바일 시장에서 단련된 품질관리와 기술개발 수준이라면 항공이나 국방분야 진출도 어렵지 않다”며 “이번 성과로 지역의 모바일과 의료,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국방분야 진출에 탄력을 받을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