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지지않는 암호·100만배 빠른 초고속통신 활용 `양자기술` 국가 R&D 본격화

정부가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단위인 `양자(Quantum·量子)`를 활용한 정보통신기술 연구개발(R&D)을 추진한다.

양자정보통신은 미래 핵심기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미국·유럽·일본 등에서 앞다퉈 연구개발을 진행한다. 양자 고유의 복제방지와 원격전송 특성 등을 활용해 도청이 불가능한 완벽한 암호체계를 만들 수 있다. 또 양자를 활용하면 현재 광통신의 100만배에 해당하는 초고속 통신도 이론상 가능하다. 기존 PC로 100만년이 걸릴 연산을 10분 내 수행하는 양자컴퓨터도 나타날 수 있다.

12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지식경제 R&D 전략기획단은 내년부터 국고 지원을 통한 양자정보통신 국책 연구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 4월 IT 10대 미래 핵심기술 가운데 하나로 양자정보통신기술을 꼽은 데 이어, 내년 본격적으로 예산을 투입한다. 기술개발은 물론이고 중장기 사업화 과제까지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예산배분·세부 계획수립 등을 진행 중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13일 수원 이의동에 위치한 한국나노기술원에서 나노양자정보연구센터를 개소한다. KIST가 지난 2월 양자기술 연구조직을 만들었다. 센터를 확대 이전하면서 관련 연구에 더욱 속도를 낸다.

KIST는 우선 양자암호체계의 핵심 부품인 단일광자 검출기 핵심소자를 개발할 방침이다. 양자암호체계와 광자검출기는 국가 중요 기반기술 종속 문제를 해소하고, 정보보안과 차세대 초고속 광통신망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안도열 서울시립대 석좌교수는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양자정보통신기술 대응이 늦었지만, 세계적으로도 구체적 사업화 성과가 아직 뚜렷하지 않은 상태”라며 “우리나라의 앞선 정보통신 인프라를 활용한다면 충분히 미래 글로벌 시장 선점이 가능한 분야”라고 말했다.

양자기술(QT)과 관련, KIST와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SK텔레콤 등이 선행 연구를 진행했다. 일대일을 뛰어넘는 N 대 N의 양자암호네트워크 구축, 양자리피터(양자 전송을 중개하는 장비) 개발 등이 단기 주요 과제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윤대원기자

표. 양자정보통신 활용 분야 예시

-양자암호통신 : 복제불능 특성으로 완벽한 보안통신 가능

-양자컴퓨터: 초고속 연산으로 기존 PC에서 100만년 걸릴 연산을 10분 내 처리

-초고속 통신: 묶음단위 정보 전송으로 현재 광통신의 100만배 속도 구현

*자료: 지식경제 R&D전략기획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