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텔레비전에서 볼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들은 중요한 순간마다 다른 각도에서 찍은 장면을 반복해 보여 주면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준다. 연예인들이 짓는 다양한 표정을 다른 각도에서 보여 주면서 그 효과를 극대화 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들의 반응을 한 화면에서 볼 수 있어서 재미있다.
◇ 비선형 편집이 가져다 준 다양한 효과 = 이처럼 화려한 편집이 가능해진 것은 바로 비선형 편집(NLE ; Non-linear Editing) 덕분이다. 방송용 테이프로 편집하던 시절에는 현재 보고 있는 시점에서 과거 시점 장면을 보려면 일일이 테이프를 되감은 뒤 재생해야 했다. 한 화면을 4개로 나누어 각각 다른 인물의 영상을 넣고 싶다면 한 테이프에서 필요한 분량만큼을 복사한 후 다시 다른 테이프를 복사하는 일을 되풀이해야 했다.

하지만 아날로그 테이프 대신 하드디스크에 영상을 기록한 후 편집하는 비선형(디지털) 편집이 등장하면서 이런 제약이 사라졌다. 어도비 프리미어프로, 캐노퍼스 에디우스, 애플 파이널컷 프로를 실행한 뒤 동영상 여러 개를 불러오고 동시에 편집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트랙` 혹은 `타임라인`이라고 불리는 작업 영역에 동영상을 올려 놓은 뒤 마우스로 이리 저리 드래그하면서 앞뒤 장면을 간편하게 볼 수 있어 편리하다.
◇ 만만찮은 용량과 안정성이 문제 = 이처럼 아날로그 방식 편집에 비해 많은 장점을 가진 디지털 편집도 HD 시대를 맞아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먼저 대역폭 문제부터 보자면 일반 디지털 캠코더로 촬영한 영상은 대역폭이 최대 7~8Mbps이며 이런 원본 영상 4개를 동시에 편집할 경우 32Mbps 수준에서 충분히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해상도가 기존 아날로그 방송의 4배 이상으로 높아진 HD 영상은 전송률이 12~20Mbps를 가볍게 넘어선다.
이런 규모의 영상 4개를 동시에 편집할 경우 80Mbps를 넘나드는데 이는 일반 하드디스크로 쉽게 처리할 수 없다. 게다가 촬영된 영상은 각 방송사의 무형 자산이기 때문에 손상되지 않도록 보존해야 한다. 아날로그 방송에서는 녹화 테이프를 잘 보존하면 되지만 디지털 환경에서는 영상을 담은 하드디스크가 손상될 경우 되찾을 방법이 없다.
◇ 안정성·대역폭·지연시간 한 번에 = 방송국에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백 TB 단위의 대규모 저장장치를 도입하고 있다. 지난 12월 개국한 종합편성채널 JTBC 역시 HP 3PAR 스토리지 시스템으로 1,600TB 규모의 저장공간을 확보한 상태다. 뉴스만 저장할 경우에는 2달치 분량을 담아놓을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JTBC 관계자는 “비선형 편집에서는 대역폭과 지연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 편집자가 편집하기 원하는 시점을 마우스로 찍었을 때 응답이 와야 하는 것이다. 타사 장비와 벤치마크 후 안정성과 대역폭과 지연 시간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여준 HP 3PAR 스토리지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안정성은 방송에서 중요한 요소다. 실제로 지난 1월 종합편성채널(종편) 중 한 곳은 영상물을 담는 서버가 손상되어 방송이 정지되는 방송사고를 일으키기도 했다. 0.1초 동안 잘못된 화면이 나가도 ‘사고’로 취급하는 방송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진 것. 이에 대해 HP 관계자는 “원격으로 고장을 감지하는 서비스가 있어 HP측에서 먼저 엔지니어와 교체할 부품을 보내주게 되어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 모바일 기기 위한 스토리지 서비스 증가세 = 스마트폰·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가 늘어나고 이를 위한 서비스가 우후죽순격으로 늘어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데 필요한 대용량 스토리지 장비를 원하는 곳은 많다. 가입만 하면 누구나 무료로 수십GB씩 공간을 받을 수 있는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만 해도 그렇다.

인텔 역시 ‘스마트폰이 300대 팔릴 때마다 서버가 1대씩 더 늘어나야 한다’고 계산했을 정도다. 지난 11일 ‘HP 스토리지 서밋’ 행사를 위해 한국을 찾은 HP 톰 조이스 부사장은 “현재 존재하는 데이터의 90%가 최근 2년 사이에 만들어졌을 정도로 데이터 증가가 폭발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HP가 내놓은 3PAR P10000 스토리지 시스템은 이런 복잡한 환경에서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SSD만 이용할 경우 총 100TB 이상의 대용량 스토리지를 만들 수 있는데 기존 고성능 하드디스크를 쓸 때보다 보다 전기요금은 80% 이상, 운영비용은 70% 이상 낮추면서 성능은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제조사 설명이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한국IDC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국내 외장형 스토리지 시장은 2010년에 비해 8.6%가 성장한 3,887억원 규모, 용량은 57.2% 이상 늘어난 200PB(페타바이트) 규모로 늘어났다. 한국IDC가 지난 2011년 5월 예측했던 4.2%의 두 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한국IDC는 이런 성장세의 원인으로 전자문서 확산, 모바일 오피스 구축등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