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지 업계 최초로 전사자원관리(ERP) 시스템을 도입한 대교는 업계 얼리어답터다. 기술에 의한 교육 산업 발전보다 교육 핵심 가치를 위한 기술 사용법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CIO BIZ+] 이노베이션리더 / 박승남 대교 상무](https://img.etnews.com/photonews/1207/306589_20120713171233_578_0001.jpg)
박승남 대교 CIT전략실장(상무)은 대교의 이 같은 기치에 따라 대교의 IT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시중 무료 교육 앱 등 그동안 IT로 교육을 해결하려 했던 많은 시도들이 실패로 끝났는데 박 상무는 그 이유를 `주`와 `부`의 혼돈에서 찾았다.
◇교육 산업에서 IT란 도구이자 무기=“교육의 본질을 생각한 IT가 학습 효과를 높입니다.” 박 상무는 IT와 교육의 관계에서 주인이 바뀌면 안 된다고 운을 뗐다. 아무리 무료 앱이 많아도 학습 효과와 연계되지 않는 것은 PC로 문제를 푼다고 성적이 높아지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 얘기다. 이 점이 바로 대교가 바라보는 교육과 IT의 상관 관계이자 박 상무가 깨달은 IT 역할이다.
사실 박 상무는 IBM에 입사해 시스코를 거친 IT 전문가 이력을 갖고 있다. 2010년 대교에 온 이후 `교육` 세상에 입문함과 동시에 최고정보책임자(CIO)로서 첫 발을 내디뎠다. 2년이 지난 지금 박 상무는 “처음엔 IT를 중심으로 교육 현안들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교육 효과를 위해 IT를 어떻게 접목할 것인가로 주제가 이동했다”면서 “IT가 목적이 아니고 학습 효과를 내는 것이 교육의 궁극적 모습”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스마트패드로 문제를 풀면 이론적으로 빠르고 효과도 좋을 것 같지만 실제 스마트패드를 접한 학생들이 쉽게 질리거나 휴먼 인터페이스 고민이 쉽게 대두된다는 것이다. 대면 만큼 좋은 교육 방식은 없었던 것이다. 박 상무는 “IT를 이용해 교사들의 생산성을 높이는 등 본질을 잃지 않고 IT를 접목하는 방안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기조 아래 탄생한 시스템이 `스마트 모바일오피스시스템(MOS)`이다. 교사들이 모바일 기기로 학습 이력을 관리할 수 있게 해 학습 분석물을 부모와 공유, 업계 및 해외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다. 박 상무는 “이 시스템으로 교사와 학생, 학부모 등 세 개의 주체가 연결 되지만 행위 자체의 요소는 그대로 존재한다”면서 “최근 맞벌이 주부가 많아 공간적으로 상호 연결해 주면서도 학습 효과의 본질을 바꾸지 않고 도움을 주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 MOS 도입 1년이 지난 올해 실제 회원 이탈률이 낮아지고 만족도는 높아지는 등 정량적 효과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스마트 MOS, 온·오프 융합의 시작=스마트 MOS에는 교사가 더 관심을 쏟아야 할 학생도 표시된다. 하루에 40명 이상 학생을 방문하는 교사들이 일대일 교육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학생별로 지난주 학습 이력과 이주 학습 계획이 점검되고 지난주 풀이한 내용을 실시간 분석,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
자체 연구소의 교재 및 학습 관련 연구 로직이 반영된 것이다. IT로만 해결한 것이 아닌 온·오프라인 융합의 모습이다. 박 상무는 “대교가 추구하는 가장 좋은 학습 효과를 내는 방안은 융합”이라며 “학생은 오프라인으로 문제를 풀고 교사는 온라인으로 연계하고 가공해 보여주는 형태”라고 말했다. 실제적 학습 효과를 중심으로 한 온·오프 융합형 교육 모델이 대교가 지향하는 방향이다.
대교의 `온·오프 융합형 교육`은 여러 곳에 접목된다. 지난 4월 선보인 `티칭랩`도 기존에 오프라인으로만 존재하던 다양한 학습 자료를 교사가 직접 디지털화된 창의적 구성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사이트다. 박 상무는 “교사에게 수익을 남기고자 하는 모델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온라인 콘텐츠가 융합된 다양한 교육이 확산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교는 더 나아가 IT 기반의 새로운 교육 서비스 모델도 개발할 계획이다. 단순히 기존 서비스의 부분적 디지털화가 아니라 기술로 만들어낼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고 있다. 박 상무는 “IT는 비즈니스의 중요한 무기이며 툴”이라며 “IT를 접목한 사업 아이템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그림으로 미팅하는 CIO…인문학이 더해진 IT 추구=박 상무는 최근 전사 시스템의 공통 모듈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업 다각화를 빠르게 지원하면서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플랫폼 개념 시스템 구성으로 전환한다. 박 상무는 “어떤 사업에 새롭게 진출해도 빠르게 서비스할 수 있는 공통 모듈화 작업”이라며 “인프라와 플랫폼을 갖추면 사업 기회가 있을 때 빠르게 체계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업 부문에 `클라우드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업무 부문별로 평가해 클라우드 도입 시 성과가 높은 영역의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더 나아가 박 상무가 꿈꾸는 2020년의 대교 CIT 전략실은 전사에 클라우드 데이터를 제공하는 데이터센터다. 박 상무는 이 모습을 “튼튼한 인프라를 갖추고 서비스를 요청으면 이를 잘 조합해 즉시 제공할 수 있는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교육에서 IT가 `비즈니스 무기` 역할을 하면서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이기에 지금의 전환은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과거 정보전략팀 시절보다 웹과 모바일, IT 기반 신규사업으로 영역이 한층 확대된 CIT 전략실의 사명이기도 하다. 박 상무는 “IT가 단지 지원 시스템이 아니라 사업의 무기가 되어 핵심 요소로서 비즈니스를 잇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비즈니스와 불가분의 관계인 IT를 능동적으로 활용해 비즈니스를 확대할 수 있도록 할 것”으로 기대했다.
기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인문학과의 결합 중요성을 깨닫고 있는 박 상무는 최근 사진 찍기에 푹 빠졌다. 매주 부서원들과의 미팅 때도 그림으로 프로젝트의 의미를 공유하는 등 인문학적 감성으로 소통의 폭도 넓히고 있다.
박 상무는 “지원하는 임무를 가진 IT와 사업 활성화를 위한 IT, 두 가지 측면에서 제 역할을 하는 CIO가 되고자 한다”면서 “가장 적은 비용으로 효과를 내는 지원의 개념에서 사업을 위한 IT로서 매출을 증대시키는 역할까지 가능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했다.
◇박승남 대교 상무 프로필
박승남 상무는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에서 학·석사를, 핀란드 헬싱키경제대학에서 이그제큐티브 MBA를 이수했다. 1989년 IBM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해 금융 등 주요 산업에서 IT와 관련한 영업 및 개발과 서비스를 담당했으며 2000년 대교에 오기 직전까지 시스코에서 전략 사업 개발과 기술 영업 등을 맡았다. 대교에 CIT 전략실이 창설하면서 첫 CIT 전략실장으로 부임한 이래 전사적인 IT 운영 및 관리와 신규 서비스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