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수익률 등으로 등한시 돼 왔던 사회적 기업 지원 사업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연말 치뤄지는 대선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경제민주화` 논쟁과 더불어 자선사업처럼 여겨지던 사회적 기업을 영리 추구를 통해 지속 성장하는 기업으로 생각하는 인식 전환도 서서히 이뤄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SK행복나눔재단은 카이스트 경영전문대학원(MBA)과 연계해 사회적 기업가를 육성하기 위한 MBA과정을 지원키로 하고 이번 가을학기부터 학생을 모집할 예정이다. 입학생에게는 장학금 전액이 지원된다. 이 회사는 2005년부터 `행복도시락` 등 사회적 기업 75여개를 운영해 왔다.
서울시도 도시 정책 측면에서 사회적인 변화를 이끈다는 `공유 도시` 프로젝트에서 사회적기업 창업 지원 프로그램 신설을 준비하고 있다. 김기현 서울시 사회혁신담당관 혁신기획팀장은 “아직 구상단계에 있지만 민간과 연계해 공유경제 창업인큐베이팅을 지원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이를 위해 별도 예산을 배정 받을 계획이다.
이재웅 다음창업자가 대표를 맡고 있는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에스오피오오엔지는 소셜벤처 투자를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다. 친환경 소재와 재활용품을 이용한 패션 상품 회사 오르그닷에 3000만원을 투자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이 회사 사무실에는 영상제작자와 수요자를 이어 주는 플랫폼 서비스 `비렉트` 운영사 내로우캐스트, 카 셰어링 전문회사 쏘카, 지식 공유 플랫폼 `위즈돔` 운영사 라이프브릿지그룹 등이 입주해 사무실과 멘토링을 제공 받고 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기술대학원장이 만들기로 한 안철수재단 역시 사회적기업을 육성하는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육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안 원장은 지난 2월 재단 설립 기자회견 때 `IT기술과 소셜네트워크를 활용한 기부의 장 마련`, `일자리 창출 기여, 교육지원` 등을 사업방향으로 밝힌 바 있다.
사회적인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수익 확보에 성공한 사례도 나오고 있다. 빈 방을 빌려주는 서비스 비앤비히어로는 여수세계엑스포에서 히트를 쳤다. 이 회사 조민성 대표는 14일 열린 `공유경제 이야기를 나누다-공장`에서 “핵심 가치를 버리고 상업화에 발을 담그는 것도 안 되지만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기업 목적이 영리 추구라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는 해외 자금도 한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리히텐슈타인 왕실에서 조성한 사회적 기업 펀드 운영사 LGT벤처 스티븐 리 컨설턴트는 지난달 `아시아사회적기업가대회(ASES)2012` 참가차 방한해 “한국 시장은 투자 규모가 커서 아직 진출하지 못했지만 향후 한국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