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in G밸리] 이숙영 컴트리 대표

“내부 망과 인터넷 망을 분리할 수 있는 `망분리 PC`를 빨리 개발해 정부 및 공공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기존 그린PC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그린PC2`도 개발해 내년 하반기쯤 출시할 생각입니다.”

[CEO in G밸리] 이숙영 컴트리 대표

이숙영 컴트리 대표는 요즘 망분리 PC와 그린PC 사업에 마음이 꽂혔다. 새로운 전략상품으로 준비 중인 이 사업의 성패에 회사 미래가 걸려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컴트리는 지난해 초 PC 제조사업에 뛰어들었다. 오랫동안 대기업 PC 유통사업과 유지보수에 주력해왔는 데 PC사업 참여를 계기로 사실상 유통에서 발을 뺐다.

물론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조달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각종 PC 관련 인증을 획득했는데 인증 규격도 많고 비용도 적지 않게 들었다”면서 “제조업을 한다는 게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조달 등록 후 대기업 틈바구니 속에서 살아남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털어놨다. 대기업이 중소기업 영역을 남겨줬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이 대표는 조달사업을 하면서 망분리 PC와 그린PC 사업이 유망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공공기관은 해킹이나 사이버 테러에 취약하다”면서 “결국 공공기관 내부 망과 외부로 연결되는 인터넷 망을 분리할수 있는 망분리 PC가 해법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컴트리는 ETRI가 개발한 망분리 PC기술을 빠른 시일 내 이전받아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망분리 PC기술을 기반으로 그린PC2 개발에도 나선다. 컴트리 망분리 PC기술은 가상화 기술을 적용해 하나의 PC로 망분리 기술을 구현할 수 있다. 논리적·물리적 망분리 기술을 채택, 하나의 PC로 내부 망과 외부 망을 분리해 작동할 수 있다. 납품 가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존 망분리 PC는 본체가 하나처럼 보이지만 PC 내부를 뜯어보면 각종 부품이 이중화돼 있어 원가 부담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 대표는 “CC인증 절차를 빨리 완료해 내년 초 망분리 PC를 공급하는 데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TRI에 상당한 기술이전료를 지급했는 데 앞으로 제품 판매 실적에 따라 별도 로열티를 지급할 예정이다.

그린PC2는 내년 하반기 출시한다. ETRI 망분리 PC기술을 응용한 제품으로 하나의 PC로 최대 4명까지 동시 작업이 가능하다.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만 따로 쓴다. 하나의 PC에 최대 4개의 OS를 설치, 각각 풀HD 동영상, 3D그래픽 작업까지 할 수 있다. 4명이 동시에 작업하더라도 성능 저하가 전혀 없는 제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그린PC2가 개발되면 교육기관은 물론이고 일반 기업 수요가 많을 것이란 예상이다.

컴트리는 그동안 조달 시장에 주로 공급하던 데스크톱 PC도 이달부터 전부 새로운 모델로 교체 투입한다. 모델 교체가 빠른 대만산 메인보드를 그때그때 수급하는 게 별로 승산이 없을 것으로 보고 메인보드를 아예 해외 OEM업체에 의뢰해 공급받기로 했다.

이 대표는 대외 활동도 활발하다. 한국여성벤처협회 이사, 전국소상공인포럼 공동 대표, 금천상공회의소 이사, 생산성본부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여성 벤처는 고급 정보로부터 소외되기 쉽다”면서 적극적인 대외 활동이 사업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G밸리 내 중소기업 이업종교류회에서 만난 여성 기업인과 함께 각자 갖고 있는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사업을 창출하려는 것도 그런 이유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