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초기기업 투자 분야에서 가장 인내심을 발휘해 온 회사로 평가 받는 소프트뱅크벤처스. 문규학 사장은 오랜 기간 투자를 지속해 온 투자사 대표로서 한국적인 생태계를 조성할 것을 가장 강조했다.
실리콘밸리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자생적인 생태계를 이룰 수 있도록 각계 각층의 협력을 당부했다. 벤처 2세대가 벤처 3세대를 돕는 지금과 같은 환경을 지속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투자사는 장기적으로 보고 투자할 것, 기업가도 끈기 있게 사업을 수행할 것, 정부와 사회에서는 회수 시장을 활성화 시킬 것을 제안했다.
대기업이 인수합병(M&A)를 통해 혁신 계기로 삼으면 정부는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줘서 붐을 장기화 시키는 방안도 나왔다.기업은 글로벌 인력에 문을 확대하고 정부에서는 이들이 한국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조언이 뒤따랐다.
창업가를 대상으로는 온라인게임과 같은 창조적인 사업 모델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막연하게 실리콘밸리를 동경하기보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배울 것인가`에 집중하라는 말도 전했다. 도전하는 정신도 필요하고 끈기도 있어야 하지만 열정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도 길러야 한다고 답했다. 무엇보다 문 사장이 가장 바라는 건 지금 스타트업에 뛰어든 많은 이들이 이제 서서히 틀을 갖춰 나가고 있는 스타트업 생태계에 남아 있어주는 것. 한두번의 좌절을 겪더라도 생태계를 이어 나가는 원동력이 돼 달라고 했다. 닷컴 버블 붕괴 이후에도 `씨가 말랐던` 벤처 지형을 바꿔 보고자 고군분투해 온 세월 동안의 고민이 담겨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