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클라우드협의회가 18일 발족했다. 이로써 부산 클라우드 산업은 `고지`를 향한 첫걸음은 떼어놓은 셈이다. 첫 단추는 그럭저럭 끼웠다. 하지만 앞으로 지역 클라우드 산업을 강화하기 위해 제대로 끼워 넣어야 할 단추가 너무 많다.
협의회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지역에 접목해 중소 정보기술(IT) 기업의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내놨다. 그런데 발족도 하기 전부터 참여 기업들은 혼란스러워했다. 클라우드 산업을 무엇으로 어디서부터 어떤 방법으로 시작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 탓이다.
부산시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 대형 인프라 사업과 대기업 유치에만 집중한다. 부산시의 클라우드 산업 육성 관련 업무 창구도 신성장산업과와 투자유치과로 나뉘어 아직까지 정리하지 못한 상태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부산발전연구원 등 지역 지원기관과 연구기관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중소 IT 기업을 의식한 듯 이제야 지역 클라우드 산업 창출을 위한 연구와 지원 방안을 모색한다.
부산 IT 업계도 클라우드 산업에 전반적인 이해와 인식이 부족하다. IT 기업 임직원 머릿속에 클라우드 산업의 윤곽이 그려져야 개별적으로 도전해볼 아이템도 나온다.
또 클라우드 산업의 먹거리를 발굴하고 기획하는 단계부터 수요층을 중심에 둬야 한다. 제조, 콘텐츠, 의료, 교육 등 지역 클라우드 수요층과 초기에 밀착 협의하는 것이 지역 클라우드 산업 육성의 토대다. 거대한 융합 트렌드 속에서 지역 IT 업계만 홀로서기해서는 신시장 창출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 협의회 성격도 업계 이익 대변이 아니라 이업종 간 협업 사업 발굴에 초점을 둬야 한다.
강력한 구심점과 회원사의 참여 열정은 기본이다. 그간 부산 IT 업계엔 출발과 함께 용두사미로 끝난 관련 협회, 단체가 한둘이 아니다.
정부의 강력한 육성 의지에 부산시의 적극적 지원 움직임이 맞물려 있어 분위기는 더 없이 좋다. 똘똘 뭉쳐 이 기회를 잘 살려나갈지 말지는 이제 협의회와 참여 기업 몫이 됐다.
부산=임동식 전국취재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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