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현실 몰라도 너무 모른다”

지식경제부의 내년도 지역 신특화산업육성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기획재정부가 내년도 신특화산업육성사업(이하 신특화사업) 예산을 계획안보다 70% 삭감한 1200억원 규모로 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자체와 지역 산업계는 자칫 지역 산업이 고사될 수 있다며 큰 충격에 빠졌다.

지경부는 올해 상반기 일선 지자체 및 테크노파크 의견을 들어 내년 신특화사업 예산으로 4000억원을 책정해 재정부에 올렸다. 신특화사업은 올해로 종료되는 지역전략산업 일부와 특화산업육성사업을 합쳐 내년부터 새롭게 시작되는 사업으로, 광역경제권선도사업과 함께 지경부의 지역산업 정책의 핵심 축이다.

만약 재정부가 1200억원 수준으로 내년 예산을 축소한다면 지역 산업계에 미치는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질적인 지역사업 수행 주체인 지자체 및 테크노파크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상당하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거의 멘붕(멘탈붕괴)수준이다.

매년 사업 예산이 줄어들기는 했어도 이번과 같은 경우는 처음이다. 예산 삭감이 현실화된다면 대규모 사업 수행 인력 및 조직 축소는 불가피하다.

이들은 지난 13년 가까이 지속돼온 지역산업 육성정책 자금을 70%나 축소하겠다는 것은 사업을 접으라는 얘기밖에 안 된다며 예산 확대를 요구하고 나섰다. 내년도 사업계획은 둘째 문제다. 예산 확보가 최우선이다.

정부에 연판장도 돌렸다. 비수도권 광역자치단체장들과 한국테크노파크협의회가 나섰다.

이들은 “현 정부의 광역경제권 중심 산업 정책으로 지역의 영세한 중소기업들이 새로운 기술개발과 시장개척, 기술인력 양성 등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대·중소기업간 상생 발전과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올해 종료되는 지역전략산업을 연결해주는 새로운 지역특화산업의 예산 확대 지원이 절실하다”고 건의했다.

지역 산업계도 정부의 예산 삭감 방침에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전국 5471개 기업 1만2778명의 기업인들은 “현 정부의 지역산업 육성 정책이 시·도 중심에서 광역경제권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대형 연구개발(R&D)중심의 선도 산업 지원으로 중소기업이 소외되고 있다”며 “이는 지역산업의 경쟁력 하락과 지역 특성화 산업 발전 저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내년에는 신특화사업에 대한 예산을 현 정부 시·도사업 예산 연평균 4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해 지역 중소기업이 지속 발전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구축하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공생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지금 상황으로서는 지역산업 정책자금이 많이 모자라는 것이 사실”이라며 “지역 의견을 반영해 최대한 많이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역경제 현실 몰라도 너무 모른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