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통합 데이터센터 구축 `백지화`…광역단위 통합센터 구축으로 선회

정부가 검토했던 지방자치단체 통합 데이터센터 구축 방안이 백지화됐다. 이에 따라 중앙정부 차원의 지자체 통합 데이터센터 구축사업은 광역단체 산하 시·군·구 데이터센터를 통합하는 방안으로 선회하게 됐다. 하지만 조직 축소 등을 우려한 해당 지자체의 반발이 심해 통합센터 구축이 예상대로 진행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정부에 따르면 지자체 통합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은 지난해 기획재정부 예비탕당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추진이 보류됐다. 행정안전부는 당시 경기도 대상으로 국비 500억원을 지원하는 지자체 통합 데이터센터 시범사업을 추진하려 했으나 기재부가 지자체 예산으로 추진할 사업이라는 이유로 국비 지원을 불허했다.

당초 지자체 통합 데이터센터 구축사업은 모두 1조원가량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IT업계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었다.

행안부는 특히 지자체별로 구축, 운영되는 16개 광역시 데이터센터와 230개 시·군·구 전산실을 단계적으로 통합할 계획이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타당성 검토를 거쳐 2013년부터 경기도를 시작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할 예정이었다.

통합 데이터센터 구축이 백지화됨에 따라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 등을 중심으로 광역 단위의 데이터센터 구축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먼저 인천시가 지난해 새로 가동한 데이터센터에 산하 10개 군·구 전산실을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앞서 상수도본부 등 분산 구축된 20여개 산하기관 전산실은 통합했다.

서울시도 상암동에 신축 중인 제2 데이터센터를 활용, 25개 자치구 전산실을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도도 향후 청사 이전 등 시점에 맞춰 산하 31개 시·군·구 전산실을 통합하는 것을 검토했다. 이외에도 경상북도, 충청남도 등도 초기 단계의 통합 데이터센터 구축을 검토한 바 있다.

광역단위 통합 데이터센터 구축은 시·군·구에서 반발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진행될 전망이다. 시·군·구는 전산자원을 광역지자체에 이관해 조직 축소 등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통합에 반대하고 있다. 한 광역단제 정보화통계담당관은 “운영 효율성을 위해 광역 단위별로 통합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기초자치단체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