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 대지진 이후 고가의 전기료와 수급 불안으로 일본 기업들이 데이터 센터 귀착지로 한국을 선호하는 현상이 가속화했다. 일본 소프트뱅크에 이어 최근 히타치그룹도 국내 기업과 공동으로 데이터센터 사업을 진행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LG그룹과 히타치는 한국에서 일본 기업 대상으로 데이터 백업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18일 밝혔다.
히타치제작소는 1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히타치 이노베이션 포럼 2012`에서 LG CNS와 LG히타치 관계자가 참석해 LG와의 공동 데이터센터 서비스 사업계획을 공식 발표한다. 히타치는 한국에 진출하는 일본 기업 대상으로 데이터 연결, 데이터 백업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히타치는 일본 기업 대상으로 판매와 마케팅을 맡는다. 데이터센터 관리 및 운영은 LG CNS가, 시스템 구축 및 설치는 LG히다찌가 담당한다. LG CNS의 서울 상암 및 가산데이터센터와 인천 데이터센터, 부산 데이터센터를 활용한다.
이 협력은 일본 신칸센 시스템 등 공공 정보화 사업에 참여한 LG히다찌와 일본 기업 간 신뢰가 있어 가능했다. 소니 등 일본 유수 기업을 IT아웃소싱 및 서비스 고객으로 확보한 히타치가 한국을 데이터센터 백업 거점으로 선택하면서 국내 데이터센터 사업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일본 기업 `한국행`의 가장 큰 배경은 지진 이전보다 두 배 이상 오른 산업용 전기료다. 일본에 정통한 IT관계자는 “지진 이전 대비 전기료가 갑절로 뛴 일본 공단 지역은 전기 공급 부족으로 순환 단전을 시행한다”면서 “공장에서 전기가 끊기면 핵심 데이터에 대한 안정적 보존과 백업이 일본 지역 내에서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운영비용 중 30% 이상이 전기요금이다. 일본보다 40% 이상 전기료가 저렴한 한국 데이터센터를 이용,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했다.
LG CNS 관계자는 “우리나라 산업용 데이터센터 전기 요금이 일본의 절반 수준이고 서버 등 장비 유지비용이 일본보다 30~40% 저렴하다”면서 “통신 네트워크 환경이 아시아의 다른 국가에 비해 우수하고 일본에서 가까운데다 지진 발생빈도가 낮은 이점까지 있다”고 국내 데이터센터의 장점을 소개했다.
히타치가 해외에서 데이터센터 사업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일본 기업 대상 데이터센터 사업을 확대하는 LG CNS와 이해 관계가 맞았다. LG CNS는 지난달 일본 종합설계기업 닛켄셋케이와 데이터보존 서비스 협약을 맺고 구체적인 사업 범위를 논의 중이다. 히타치는 향후 동남아 등지 제휴 기업을 대상으로 2년간 20개 기업으로 사업을 확장, 2015년까지 해외 데이터센터 사업으로 연간 50억엔 매출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