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KCC 자동차 딜러 CRM 프로젝트

자동차 딜러 사업자들이 `IT에너지`를 충전했다. KCC홀딩스의 자동차 영업과 판매를 위한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이 탄생하면서다. 이 시스템은 KCC 외 국내 자동차 딜러에게도 추가적으로 확대하면서 국내 자동차 딜러 시장의 새로운 동력이 되고 있다.

현재 사용중인 딜러의 로그인 화면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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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딜러인 KCC모터스를 비롯해 벤츠 딜러인 KCC오토, 포르쉐 딜러인 아우토슈타트, 재규어 랜드로버 딜러인 KCC오토모빌 등 6개 KCC 자동차 딜러 계열사들은 올 상반기부터 KCC CRM 시스템을 사용해 영업 활동을 시작했다.

시스템은 KCC정보통신이 개발했다. 조사를 통해 현장 요구를 반영, 실시간 영업 및 판매를 지원하고 영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했다. 이동 중에도 업무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한 `모바일 CRM`을 비롯해 영업 담당자의 비효율 업무를 없앤 `가상계좌` 등이 강점이다. 개인정보보호법 시행에 맞춰 데이터 암·복호화로 강력한 보안 기능도 갖췄다.

◇확대되는 자동차판매 사업…디지털 경쟁력 충전=KCC홀딩스는 지난해 자동차 판매 사업을 눈에 띄게 확대했다. 기존부터 수행해 온 혼다자동차 딜러 사업에 이어 지난해 벤츠, 인피니티, 닛산, 포르쉐 등 자동차 판매 브랜드가 급속히 늘어났다.

여러 브랜드와 계열사, 영업 담당자를 위한 통합 CRM 시스템 필요성이 제기된 것은 사업 확대와 맞물려서다. 김용희 KCC정보통신 정보기술연구소장은 “브랜드가 늘어나면서 각 자동차 딜러의 영업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많은 고객 관리 역량을 높일 수 있는 CRM 시스템이 필요해졌다”면서 “각 사별로 시스템을 따로 도입하는 것 보다 비용 효율적이면서 성능도 높일 수 있는 통합 시스템 개발에 착수한 것”이라고 CRM 시스템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기존에 쓰던 시스템이 고가임에도 기능 변화가 어렵자, 영업 담당자들 입맛에 맞게 지원할 수 있는 최적화된 시스템을 손수 개발한 것이다.

시스템 개발을 결정한 이후 지난해 1월부터 각 브랜드 영업 담당자를 대상으로 사전 조사 작업을 시작했다. KCC정보통신 정보기술연구소를 주축으로 각 계열사 영업 담당자의 업무 분석과 요구 사항을 파악했다.

수렴된 요구 사항을 반영해 시스템 개발을 시작한 때는 그해 5월이다. 김 소장은 “6개 브랜드가 하나의 아키텍처를 가진 통합 시스템을 이용하기 위해 각 사별 표준화된 프로세스를 추출하면서도 딜러마다 다른 특성을 반영해 설계를 해야 했다”고 말했다. 예컨대 숫자 정보를 보기 원하는 딜러, 또 비율(%) 정보를 보기 원하는 딜러가 있는 등 미묘한 문화적 차이와 영업 행태 간극이 존재했다. 올해 1월부터 한 달에 한 딜러씩 오픈을 완료했으며 운영에 돌입한 이후에도 Q&A 게시판으로 요구사항을 수렴하고 있다.

◇`판매부터 AS까지` IT 날개 달다=각 계열사 총 400명(모바일 제외)이 넘는 영업사원들이 사용 중인 CRM 시스템의 핵심 기능은 △영업 활동 관리 △차량 판매 관리 △캠페인 관리 △사후서비스(AS) 관리 △보고서 관리 등이다. 모바일 CRM 시스템, 딜러별 서비스 센터 전광판 디스플레이 기능까지 같이 개발됐다.

해야 할 일(TO-DO) 리스트를 기반으로 한 업무 프로세스 자동화 기능은 업무 시간을 단축시켰다. 개인별 화면을 구성할 수 있으며, 균형성과표(BSC) 성과관리 기능을 탑재해 핵심성과지표(KPI)를 통한 개인별 및 팀별 성과를 실시간 관리할 수 있다. 개인별 성과를 실시간으로 도출, 일·월·분기를 비롯한 중장기 목표 달성률도 높아졌다. 필요한 정보를 설정하면 자동으로 데이터를 추출, 클릭 한 번으로 담당자에게 메일로 보낸다.

모바일 CRM 시스템은 `프리세일즈툴(PST)`로 불리는 전자책 기능도 갖추고 있다. 자동차에 대한 카타로그를 시나리오별로 내장해 스마트패드로 내관 및 외관, 동영상도 보여준다. 영업 사원 대부분이 아이패드로 업무 효과를 높이고 있다. CRM 시스템을 오픈한 이후 영업 담당자의 요구사항을 받아 모바일 CRM 시스템을 개발하는 식으로 확산 작업을 진행했다.

특히 `가상계좌` 기능은 오픈 이후 가장 효과가 높다고 평가 받는다. 과거에는 차를 구입하기로 한 소비자가 계약금을 입금했는지 일일이 회계부서에 전화로 확인해야 했다. 이제는 가상 계좌로 돈이 입금되는 즉시 영업사원에게 SMS가 발송된다. 불필요한 소모 시간이 크게 줄어들고 계약 성사이후 해야 할 배차 업무 진행도 빨라졌다. 김 소장은 “시스템 속도 자체가 개선됐을뿐 아니라 자동화된 처리가 가능해지면서 끊어졌던 업무를 이어준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번에도 수십만개의 메일을 발송할 수 있는 등 마케팅 활동을 위한 기능도 한층 강해졌다.

◇장기적으로 `수요 예측력` 향상 기대=직접 개발한 시스템인 만큼 상용 패키지처럼 플랫폼에 종속적이지 않은 점이 특장점이다. 어떤 기술에도 구애받지 않고 시스템을 호스팅할 수 있는 독립성을 갖췄다.

김 소장은 “KCC정보통신이 대형 보험사 등을 대상으로 CRM 시스템을 설계 및 개발해 온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자동차 업무에 특화된 CRM을 만든 것”이라며 “6개 브랜드가 다른 시스템을 쓰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하나의 DB에서 운영되는 통합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비용 절감 효과에 대한 기대도 크다. 김 소장은 “SW 유지보수 비용을 낮추고 시스템 운영을 위한 전기료도 아낄 수 있다”면서 “공통된 요구 사항이 생기면 한 번 수정으로 6개 기업이 동시에 나은 시스템을 쓸 수 있어 유지 보수에 효과적”이라고 소개했다.

기업별로 데이터를 공유하지 않지만, 모든 데이터에 암·복호화 솔루션을 적용해 보안을 강화했다. KCC정보통신은 향후 이 시스템에 다양한 데이터가 축적되면, 데이터 마이닝으로 분석과 예측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김 소장은 “월별 판매 추이를 기반으로 향후 수요 예측을 할 수 있게 되는 등 각종 의사결정을 위한 보고서를 도출할 수 있다”면서 “자동화된 업무와 연계해 어떠한 사건이 닥치기 전에 미리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포터` 즉 자동차 수입 기업들이 운영하는 딜러관리시스템(DMS)과 딜러들이 운영하는 CRM 정보를 연계해 보다 효과적인 데이터 활용이 이뤄지는 것도 시너지가 높을 것으로 봤다. 김 소장은 “업무에 효율적인 데이터를 공유하면 따로 데이터를 입력하는 데 드는 시간과 경비를 아낄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딜러 시장에 이 CRM 시스템 적용이 확대되면 임포터들의 DMS 시스템과 연계를 기대해볼 만 하다”고 예상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