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티넨털오토모티브는 SSPL을 성공적으로 적용한 대표적 기업 중 한 곳이다. 콘티넨탈오토모티브 한국 법인인 콘티넨탈오토모티브시스템 역시 1990년대 중반부터 SW 개발에 SSPL을 적용해왔다. 본사의 공용 SW 기능을 기반으로 국내 자동차 제조사가 요구하는 다양한 전자장치(전장)를 개발·공급하고 있다.
이 업무를 담당하는 최무석 콘티넨탈오토모티브시스템 SW리더는 “SSPL 기반으로 SW를 개발하면서 느낀 점은 유럽과 북미 자동차 제조사에 적용되는 SW와 기술을 약간의 개발만으로 한국 자동차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국내 시장에서 가격과 기술우위를 점하고 국산 자동차의 성능과 품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본인이 생각하는 SSPL의 개념은 무엇인가.
-SSPL은 `비슷한 컨셉트를 가진 다수의 연관제품을 효과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개발조직이 갖추어야 할 역량`으로 정의할 수 있다. 단순한 복제 형식의 재사용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고도화된 재사용을 지향한다. 따라서 SSPL은 전통적인 SW공학의 연장이 아니다. 새로운 상황에 맞추기 위한 SW 복제나 맞춤도 아니며 특수한 프레임워크는 더더욱 아니다. 프로그래밍 접근법이나 구현기술도 아니다. 이런 점이 SSPL의 특징이다. SSPL은 어떤 산업과 업종, 도구에 관계없이 적용될 수 있는 원칙과 기술의 집합체다.
△유럽은 SSPL을 대규모 연구개발(R&D) 프로그램화해 성공을 거뒀다. 주요 성공사례를 설명해 달라.
-유럽연합(EU)은 1995년부터 범EU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SSPL을 도입했다. 현재 프로젝트나 콘퍼런스 등을 통해 SSPL을 활용하고 있다고 공식 확인된 기업이나 조직이 세계적으로 100개가 넘는다. 보쉬, 보잉, 도이치뱅크, 에릭슨, HP, 루슨트테크놀로지, 나사, 노키아, 필립스, 지멘스, 레이tus, 탈레스, 미 육군, 히타치 등 대부분 다국적 기업이다.
이 기업들은 코드 사이즈를 70% 이상까지 줄였고 제품 출시 속도와 생산성이 최대 4배 향상됐다. 또 결함수와 코드 수정수를 크게 줄였을 뿐만 아니라 저생산비용을 유지하고 있다. 이외에도 제품 변화에 손쉽게 적응하고 빠르고 효율적인 시장 진입이 가능해졌다.
△최근 SSPL의 동향과 전망은 어떠한가.
-SSPL은 세계 시장 흐름과 기술 변화에 대응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SSPL 자체가 더욱 역동적으로 진화했고 제품 기획부터 생산·출하까지 전 단계로 적용 범위가 확대돼 자동화를 지원하고 있다. 활용 기업도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다.
또 클라우드 컴퓨팅이 확산되면서 SSPL과의 연계도 추진되고 있다. SSPL의 대상은 제품군에서 제품 개발의 기반이 되는 플랫폼군으로 확장돼 플랫폼의 플랫폼, 공통 플랫폼에 대한 영역에 적용되고 있다.
△SSPL 적용 시 유의할 점은 무엇인가.
-SSPL 적용의 핵심은 `범위설정(Scoping)`이다. SSPL 적용에 성공한 기업은 스코핑 접근법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스코핑 개선을 추진했다. 스코핑이란 SSPL을 어떤 종류의 제품군에 어느 정도까지, 어떤 종류의 기능을 재사용할지를 정하는 일이다. 너무 많은 기능을 재사용 범위에 포함하면 시간과 노력이 낭비되고, 너무 적게 포함하면 플랫폼의 전략적 효과가 감소한다.
체계적 제품관리도 중요하다. 제품의 범위가 잘 정의되고 시장을 세분화해야 한다. 제품 차별화를 위해서 핵심적 특징이 정의돼야 한다. 또 제품생산 로드맵을 만들고 그 로드맵에서 제품의 기능과 출시시점이 합리적으로 설정돼야 한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