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PL 기획 2회]EU SSPL 적용이 주는 시사점

SSPL을 성공적으로 적용한 유럽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시장 현황, 고객 취향, 경쟁사 및 기술 현황을 철저히 분석했다. 그리고 SSPL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비즈니스 가치가 반영될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SSPL 기획 2회]EU SSPL 적용이 주는 시사점

예를 들어 보쉬는 시장을 세분화하고 부분별로 제품군을 나누어 구성했다. 반대로 필립스는 모든 의료영상 제품군을 위한 하나의 영상처리 플랫폼 개발을 위해 제품군을 구성했다. NH인더스트리스는 23개 변종 NH90 헬리콥터들을 제품군으로 구성했다.

이 기업들은 플랫폼 구축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이 플랫폼에 지속적으로 핵심 기술을 축적했다. 보쉬의 각 시장 세분화 부분별 제품군을 지원하는 2개 플랫폼이 대표적이다. 또 모든 영상장비에서 공통으로 사용하는 필립스의 영상처리 플랫폼, NH인더스트리스의 용이한 컴포넌트 조립과 자동 코드 생성을 지원하는 플랫폼 등도 그런 경우다.

이 사례에서 눈여겨볼 점은 SSPL 도입으로 높아진 복잡도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 지원과 프로세스 역량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보쉬는 상용 도구들의 기능이 SSPL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해 자체적으로 도구를 개발해 사용했다. NH인더스트리스는 기존에 사용하던 툴을 개량하고 항공전자 SW 특성에 맞는 코드 생성 툴을 활용했다.

프로세스 역량을 갖추기 위해 보쉬와 필립스는 플랫폼 개발 조직 중심으로 역량성숙도모델통합(CMMI) 레벨3 획득을 추진, 프로세스를 개선해 나갔다. 또 도메인 개발과 애플리케이션 개발 프로세스에 맞춰 조직 구조도 개편했다.

SSPL이 성공적으로 정착된 외국 기업들은 SSPL의 가치와 필요성을 알고 20년 전부터 꾸준히 연구를 진행해왔다.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에서 20년까지 장기간에 걸쳐 그 효과가 서서히 드러나면서 시장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SSPL과 같은 세계적 흐름에 대한 대응이 미흡했다. SW 공학 기반을 구축하지 못했고, 내실 있는 프로세스 정착 및 체계화된 활용이 이뤄지지 못하는 등 SW 산업 전반에 걸쳐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김채규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융합기술연구부문 소장은 “지금이라도 SSPL 도입과 구축을 통해 산업전반에 걸쳐 플랫폼과 표준화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며 “SW 기반 경쟁력 강화로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고 신사업 육성과 고급 일자리 창출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