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0년 기업 성장사에서 `경제단체`와 `기관`의 활약을 빼 놓을 수 없다.
이들은 기업의 고충과 애로를 해소하고 신시장 개척을 최전방에서 지원했다. 이들 역사는 곧 우리 경제개발 50년 역사라할 수 있다. 대표적인 단체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대변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다. 지난해와 올해 50주년을 맞았다.
![1962년 5월 1일 중소공업중앙단체연합회 회의실에서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현 중소기업중앙회) 발기인회를 열고 있는 모습.](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07/24/308979_20120724180425_555_0005.jpg)
1961년 창립한 전경련은 경제 장기 성장전략을 마련해 기업에 방향타 역할을 했다. 또 경제난 등 위기 때마다 극복 방안을 제시했다. 1960년대 초 종합공업지대 창설과 기술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기간산업건설계획안`을 정부에 제안해 관철시켰다. 제철·시멘트·비료·정유 등 주요 산업이 본격 육성되는 계기가 됐다. 1970년대 초 에너지 파동으로 혹독한 시련을 맞았을 당시 전경련은 경제계 위기 극복을 위한 산업구조 고도화를 제안했다. 그 결과 중화학공업 중심으로 산업 체계가 급변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1980년대는 권위주의 정부에 대항해 자유시장 경제를 지켜냈다. 1990년대 들어 매년 15% 가까운 임금상승으로 국제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지자 `국가경쟁력강화협의회`를 구성하고 경제 구조개혁에 나섰다. 2000년대 들어서는 중국 등 후발국의 추격, 지식경제로의 대전환, 신성장 산업 발굴 등에 나섰다. 전경련은 지난해 50주년에 맞춰 `2030년 GDP 5조달러, 1인당 GDP 10만달러, 세계 10대 강국` 비전을 제시했다.
1962년 출범한 중기중앙회는 지난 50년을 도전의 역사로 표현한다. 1970년 석유파동, 1990년대 말 외환위기, 2000년대 후반 찾아온 글로벌 금융위기 등 위기 때마다 중소기업이 중심을 잃지 않고 앞으로 나갈 수 있도록 지원했다. 업계 목소리를 듣고 정책을 건의했다. 갑작스럽게 유동성 위기에 빠졌을 때는 정부와 금융당국을 설득, 지원 대책을 유도했다.
50주년을 맞은 올해 중기중앙회는 공정한 기업생태계와 동반성장 문화 정착에 나선다. 제도의 불합리, 거래의 불공정, 시장 불균형을 `3불(不)`로 정하고 이의 해소를 위한 노력을 펼친다.
중소기업이 기술 경쟁력 강화를 바탕으로 세계시장에 나설 수 있도록 돕는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독일 중소기업은 기술력으로 세계를 제패했다”며 “위기가 찾아 와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기술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라며 “중소기업이 기술 개발에 매진할 것”을 주문했다.
지난 50년 우리나라 수출 역사와 무역 1조달러 돌파에서 KOTRA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신시장은 어디든 달려가 무역관을 개설하고 바이어 물색 및 기업과 상담회를 주선했다. 창립 초기 1960년대에는 국제박람회 참가로 수출 붐 조성을 주도했다. 1980년대에는 동서 냉전 여파로 거래가 어려웠던 북방시장을 새로운 기회로 보고 시장 확보에 적극 매진했고,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당시에는 외국인투자 유치 기능을 신설해 위기극복을 앞당겼다. 2000년 이후에는 모든 산업 분야를 다루는 종합 수출지원기관으로 탈바꿈했다. 또 중소기업을 위한 지사화 사업, 해외투자 진출 지원, 공공조달, 방산물자 교역 등 사업도 펼친다.
KOTRA는 50주년을 맞아 또 변신을 시도한다. 기업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개발해 맞춤형 수출지원을 펼치겠다는 것. 개방형 혁신으로 사업 아이디어 단계부터 공유하고 협력하며 전 과정을 지원하는 체계를 갖춘다.
오영호 KOTRA 사장은 “1962년 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뿌리를 두고 출범한 KOTRA는 한국 무역발전과 궤를 같이했다”며 “창립 50주년을 맞아 기업의 수출과 해외진출을 위한 개방형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이 되어 무역 2조달러 달성을 앞당기겠다”고 강조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