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업체 델이 개발자와 얼리 어댑터들을 위한 고사양 리눅스 PC를 내놓았다.
지난 5월 델은 리눅스 운영체제 `우분투`를 탑재한 컴퓨터 개발 프로젝트 `스푸트닉`을 6개월간 시범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면서 우분투 12.04를 탑재한 울트라북 `XPS13`의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스푸트닉`의 공식 발표계획이 나온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인데 델은 이번에 리눅스 랩톱을 앞세워 리눅스 PC시장에 다시 진출할 계획이라고 공표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델이 중국 등 지역에서 리눅스 PC를 판매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리눅스 시장 재진입은 아니다. 하지만 IT업계는 델이 저사양 제품이 아니라 개발자들과 얼리 어댑터를 위한 고사양 제품을 본격 출시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리눅스 시장 재진입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델의 `스푸트닉` 개발 책임자인 바튼 조지는 이번에 출시되는 리눅스 랩톱이 윈도OS와 리눅스를 동시에 탑재한 듀얼 OS제품은 아니라고 말했다. 듀얼 OS시스템으로 운영하려면 윈도 버전을 별도로 구입해 직접 설치해야 한다.
델의 우분투 울트라북 `XPS13`은 4GB RAM, 인텔 i7프로세서, 256GB SSD저장장치를 갖추고 있으며 가격은 1499달러다. 우분투에 최적화된 컴퓨터를 내놓으면서 터치패드와 와이파이 기능을 사용자 관점에서 일부 개선했다. 델이 새로 내놓은 우분투 리눅스 컴퓨터가 시장에서 과연 어느 정도 반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델은 지난 2007년 리눅스를 사전 탑재한 PC를 내놓았는데, 이는 당시 소비자들의 리눅스에 대한 높은 열망을 반영한 것이었다. 당시 사용자들은 델의 온라인 제안 사이트인 `아이디어스톰`을 통해 리눅스 컴퓨터의 판매를 지속적으로 요구했고, 이같은 소비자들의 요구를 수용해델은 리눅스 컴퓨터를 내놓았다. 하지만 로우 엔드 제품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보통 리눅스 사용자들은 컴퓨터 마니아이고 개발자 출신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실과는 다소 유리된 것이었다.지난 2010년 델은 우분투 리눅스 제품에 대한 광고 활동을 사실상 중단했다.
델 이외에 몇몇 벤더들이 리눅스 컴퓨터를 내놓았지만 이는 사실상 `화이트 박스` 형태 제품이었다. 사용자가 하드웨어 박스를 구입해 직접 리눅스 운영체제를 설치해 사용하는 제품이었다.
델이 이번에 의욕적으로 내놓은 리눅스 컴퓨터가 위축됐던 리눅스 시장의 불씨를 되살리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리눅스가 여전히 개발자와 얼리 어댑터를 위한 제한된 시장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말이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