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TP,3.0시대<2>수도권

수도권 테크노파크(TP)들이 지역을 넘어 세계로 뛰기 시작했다. 그동안 중소기업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하며 각종 지원책으로 중소기업에 날개를 달아줬던 서울·경기·인천 테크노파크들이 해외 기업지원기관과 잇달아 손을 잡으며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수도권 TP의 해외 진출은 지역 기업의 해외 시장 개척에 도움을 주고 기술강국 코리아의 위상을 전파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기획]TP,3.0시대<2>수도권

수도권TP 중 가장 먼저 문을 연 곳은 인천TP다. 1998년 6월 정부에서 법인설립 허가를 받았다. 이어 경기TP가 1998년 11월 개원했다. 출범 당시 이름은 안산테크노파크였는데 2003년 5월 경기테크노파크로 이름을 바꿨다. 서울TP는 2004년 12월 개설됐다.

수도권은 면적만 보면 전국의 11.8%다. 하지만 기업수·인구수·생산액·서비스업 종사자 등 각종 경제지표는 전국의 절반 정도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말 기준 전국 사업체 중 47.1%(158만개)가 수도권에 있고 이들의 매출 비중은 54.2%(2320조3310억원)에 달했다. 우리나라 산업 및 고용의 핵심지역인 것이다.

◇해외로 나가는 수도권 TP=지역 기술혁신거점으로 자리잡은 수도권 TP들은 위상 강화와 지역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리를 본받겠다는 외국 기관의 방문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경기TP에는 일본·중국·러시아·영국·칠레 등 세계 각국 과학기술관련 장관과 지자체, 대학, 산업단지 관계자 200여명이 방문했다. 경기TP는 해외기관과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 2007년 아시아사이언스파크협의회(ASPA) 및 국제사이언스파크협의회(IASP)와 공동으로 혁신클러스터 국제콘퍼런스를 개최하기도 했다.

인천TP도 지난해 2월 이윤 원장 취임 이후 해외 협력과 진출이 부쩍 활기를 띠고 있다. 이 원장 취임 이후 스페인·러시아·중국 등 5개국 7개 기관과 사업협력 및 정보교류를 맺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3월 러시아 톰스크기술대학교, 11월 러시아 국립광학대학교와 맺은 협력이다. 1896년 설립된 톰스크기술대학은 러시아 5위권에 드는 기술명문대학이다. 핵물리학·인공지능·제어 분야에서 명성이 높다. 러시아 국립광학대 역시 광학기술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갖고 있다. 올 3월에는 스페인 말라가 대학교와도 MOU를 교환했다. 최근에는 인천대에 유학 중인 말라가 대학생 1명이 인천TP에서 인턴십을 하기도 했다. 스페인 최대 테크노파크인 안달루시아 테크노파크와도 지난 3월 기업의 해외 상호진출 지원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오는 11월에는 스페인 기업과 한국기업 간 기술교류회를 국내에서 개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태국 명문대학인 탐마삿대학교와 최근 협력관계를 맺었다. 또 지난 6월 말에는 코펜하겐에 본부가 있는 클린테크 관련 국제단체인 국제클린테크네트워크 본부를 방문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서울TP도 글로벌네트워킹을 활용해 중국 다롄소프트파크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5월에는 관내 주요 업체들이 다롄을 방문해 다롄소프트파크 및 중국기업과 교류회도 가졌다. 참가 기업 중 한 곳은 교류회를 발판삼아 중국 현지에 합작사 설립을 진행, 오는 9월께 성사될 전망이다.

◇미래 먹거리 준비도 분주=수도권 TP들은 새로운 첨단 혁신클러스터를 잇달아 조성하는 등 미래를 선도할 성장동력 마련에도 적극적이다. 서울TP는 미래형 산업기술 혁신클러스터인 `서울 테크노폴리스`를 건립하고 있다. 나노+IT+바이오+전력이 결합한 첨단 연구단지인 이 시설은 서울TP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한국전력(KEPCO), 원자력의학원 네곳이 참여했다.

지난 2008년 8월 1단계로 부지 조성 및 연구본부동과 팹(FAB)을 완공했다. 오는 2014년 말까지 기업연구동, 창업보육센터 등을 추가로 건립할 예정이다. 완공되면 100여 기업이 입주해 2000여명의 인력을 고용하고 1조원에 달하는 직간접 매출을 올릴 예정이다. 서울TP는 IT와 나노를 기반 서울테크노폴리스를 첨단 융합기술 거점 과 인력 양성 및 연구개발 허브로 만들어 산학밀착형 사업을 주도하는 산학협력 메카로 키워 나갈 방침이다.

경기TP는 중장기 발전 방안인 `비전 2020`을 최근 마련하는 한편 안산사이언스밸리(ASV) 확대 및 발전에 주력하고 있다. 경기TP는 `비전 2020`으로 중소기업의 방향을 보여주는 창이 되는 한편 수도권 신성장동력 산업을 선도하는 거점과 국내 지역혁신 클러스터의 롤 모델이 되겠다는 목표다. 특히 체질이 약한 중소기업을 위한 5가지 전략을 마련해 추진한다. 5가지 전략은 △지역 기술혁신 거점화를 강화하고 입주기관과의 공동 교류 활성화 △기업 애로 기술을 직접 해결해주는 기술닥터사업 확대와 중기 기술지원 고도화 △입주기업 지원 전문화 △해외 유관기관과 글로벌 협력 확대 △시험플랜트동 추가 건설장비 지원 확대 등이다.

◇200여 기관 힘모아 연구단지 조성도=경기TP를 중심으로 한양대·한국생산기술연구원·한국산업기술시험원·한국전기연구원·LG이노텍연구소 등 200여 지식 기반 기술 기관 및 기업이 밀집해 있는 안산사이언스밸리를 확대, 발전시켜 국내 최고 수준 과학기술 연구단지로 만들겠다는 비전도 갖고 있다.

인천TP 역시 인천TP를 중심으로 형성된 연구개발단지를 확대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인천TP를 중심으로 형성된 산업기술단지를 국제 R&BD(사업화 연계 기술개발) 거점으로 만들어 국내외 우수 연구 및 벤처 인력이 24시간 연구 활동하는 지식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당초 오는 2013년 12월까지 연구공간, 생활공간, 배후지원시설을 조성하는 벤처클러스터 타운을 완공하려 했지만 유럽발 금융위기로 잠시 주춤하고 있다. 하지만 지상 33층 2개동으로 구성된 `IT센터`를 지난 2011년 1월 준공하는 등 일부 시설은 이미 운영하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