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디자인은 관계를 디자인 하는 것"

“서비스디자인은 서비스 제공자와 수혜자 간 관계를 디자인하는 것입니다. 남녀가 만나 사랑에 빠지는 과정과 동일하게 이해하면 됩니다.”

박지혜 피오르드 서비스디자인 팀장(30)은 서비스디자인을 `관계 디자인`으로 설명했다. 서비스디자인은 제품과 서비스를 함께 디자인하는 개념의 융합디자인이다. 국내에는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외에서는 2000년대 초부터 자리 잡아 온 뉴 트렌드다.

"서비스디자인은 관계를 디자인 하는 것"

박 팀장은 지난 19일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첫 `서비스디자인 내셔널콘퍼런스`에 초청강연자로 나서 주목을 끈 서비스디자인 전문가다. 유럽 6개 대학(글라스고우·파리·쾰른·헬싱키·밀란·스톡홀름)이 디자인 통섭교육을 위해 설립한 MEDes(Master of European Design) 출신으로 스페인 피오르드에서 모바일·스마트패드·웹·TV 등 다양한 디지털서비스 플랫폼 분야에서 서비스디자인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 영국 BBC 다시보기 프로그램 `아이플레이어` 모바일 웹 버전 컨셉 디자인과 프랜치텔레콤 모바일TV `오렌지` 인터페이스 디자인이 그의 작품이다.

박 팀장은 서비스디자인을 사랑에 빠지는 과정으로 풀었다. “사랑에 빠지는 과정은 매치메이킹(만남), 데이팅(교감), 트루러브(사랑) 3단계로 구분할 수 있어요. 만남이 이루어지려면 어필할 수 있는 특색이 있어야 합니다. 서로가 끌리면 곧바로 데이트를 해야겠죠. 빠르게 교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터페이스는 필수입니다. 사용 방법이 복잡하거나 다루기 어려우면 바로 멀어지게 됩니다. 이렇게 교감하고 나면 `트루러브` 단계로 이어집니다.”

그는 `트루러브` 단계에서는 더 이상 `와우(Wow)디자인`이 필요치 않다고 강조했다. 보통은 `와우`하고 감탄하는 디자인을 많이 하는 데 이는 곧 싫증나기 마련이라는 것. 그는 대안으로 `오브코스(Of course) 디자인`을 제시했다.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지속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박 팀장은 “피오르드는 이를 디자인 철학으로 여기고 있다”며 스페인 BBVA은행 아이폰 앱과 멀티플랫폼 디자인 전략 및 텔레포니카 UX(사용자경험)부서 구성과 디자인 문화 조성을 성공적인 서비스디자인 프로젝트 사례로 꼽았다.

그는 또 “운동량 측정을 위해 나이키 운동화에 측정장치를 부착했던 것이 아이폰과 연결되면서 MP3 음악서비스와 인터넷 동호인 서비스, 버티컬 SNS 등으로 확대·진화하고 있다. 이렇게 새로운 서비스를 발굴해고 디자인해 서비스하기까지 모든 과정이 바로 서비스디자인”이라고 소개했다.

박 팀장은 이어 “유럽과 한국은 주로 사용하는 휴대폰과 모바일 환경이 상이하지만 서비스디자인은 국내에서도 오프라인 뿐만 아니라 온라인, 특히 모바일 웹 환경에서 가장 파워풀한 영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며 “앱 시장뿐만 아니라 플랫폼 시장을 지배하기 위해서는 가장 필요한 분야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