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 심화 우려와 애플 실적 악화가 겹치면서 코스피가 장중 한때 연중 최처치까지 밀렸다. 올림픽이 열리는 해 약세를 보였던 전례를 보면, 보수적인 접근 전략이 필요하단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1760선으로 밀려=25일 코스피는 장중 올해 들어 최저치인 1,758.99까지 밀렸다. 장중 상승세를 타면서 낙폭을 만회했지만 결국 24.62포인트(1.37%)나 빠진 1769.31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낙폭이 더욱 커 13.56포인트(2.90%) 떨어진 454.72로 마감했다.
대장주 삼성전자도 장중 2% 가까이 낙폭을 키우다 1.03%(1만2000원) 빠진 115만8000원으로 마쳤다.
애플의 2분기 실적이 기대 이하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비중이 큰 정보기술(IT) 종목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주요 기업들도 기대감이 다소 꺾였다.
◇유럽 불안 가중=스페인과 이탈리아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커졌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시장에서, 구제금융 직전에 나타나는 징후들이 본격화됐다는 게 전문가의 견해다. 자칫 글로벌 시장이 유럽 문제로 재차 격랑에 휩싸일 전망이다.
스페인 국채 수익률이 7%에 육박하면서 현재 은행권 구제금융이 국가차원 구제금융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띠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스페인과 이탈리아에 나타난 징후는 IMF 구제금융신청의 전조라는 전망도 있다.
유재호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채금리가 7%를 상회하고 2년단기 국채수익률이 10년 금리 상승폭을 상회하는 것은 물론 기준인 독일 국채와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은 원리금 상환이 불가능해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즉 구제금융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유 연구원은 “현재 스페인 국채 10년물 금리는 7.5%로 유로존 출범 후 사상 최고치이며, 이탈리아 국채 금리도 6.3%로 올해 초 이후 최고치”라며 “아일랜드, 그리스는 10년물 국채 금리가 7%를 돌파한 이후 각각 5~16일 만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신청할 경우 이탈리아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며 “유럽이 특단의 대책을 내놓을 때”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 직매입을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꼽았다. .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스페인 국채수익률 안정을 위해 ECB가 국채를 직접 매입해야 한다”며 “최근 스페인의 공매도 금지 조치 등은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올림픽과 코스피지수는 `악연`=올림픽이 열리는 해 주가지수가 맥을 못추는 현상은 지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지속됐다. 1996년 말 코스피는 전년 말보다 26% 내렸다. 시드니 올림픽이 열린 2000년 코스피는 전년의 50% 수준으로 떨어졌다. 베이징올림픽이 열린 2008년에도 40% 하락했다.
올림픽이 열린 해의 연중 저점은 7월과 10월이 가장 많았다. 개최 직후에도 주가는 신통치 않았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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