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기의 TV3.0] <12>진화하는 크로스플랫폼 콘텐츠(6)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서는 정보기술(IT) 버블 이후 온라인과 모바일 시리즈가 드라마나 리얼리티쇼를 비롯해 코미디까지 다양하게 발전하고 젊은 층을 대상으로 저예산의 짧은 에피소드 제작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페드로와 마리아`는 전 NBC엔터테인먼트 대표 벤 실버맨의 일렉투스와 미국 MTV가 인터렉티브 텔레노벨라로 공동 제작했으며 영어와 스페인어 시청자를 위한 다문화적 요소의 상호 작용성을 기반으로 구성해 2010년 주목받았다. 피엔지의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로 개발되었으며 `어글리 베티`로 2007년 에미상을 수상한 아메리카 페레라가 여주인공으로 선정돼 셰익스피어의 고전적인 러브스토리인 `로미오와 줄리엣`식의 사랑이야기를 남미 풍으로 선보였다.

비슷한 시기에 또 다른 에미상 수상 배우 리사 쿠도르가 진행하는 온라인 시리즈 물 `웹 테라피`가 미국 케이블 TV채널 `쇼타임`에서 방송됐다. 웹캠을 활용한 보편적인 토크쇼 포맷인 이 프로그램은 유명 인물이 출연해 화제 중심의 유머러스한 대화와 토론을 기본 골격으로 실험적인 카메라 앵글과 다양한 진행 방식으로 인기를 얻었다.

바다 건너 영국의 크로스플랫폼 바벨검에서는 매주 월요일 새로운 에피소드를 추가해 시청자를 만나는 방식의 온라인 시리즈 `벰피드 아웃`이 등장했다. 주연배우 케빈 폴락이 감독으로 데뷔하는 첫 작품으로 전체 6개 에피소드에 불과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팬과 상호작용성에 주목한 시리즈로 코미디 마니아층의 지지를 받았다. 영국에서 저예산 온라인 코미디 시리즈는 크로스플랫폼 콘텐츠 수용자에게 다양하고 세분화된 개별성과 개인화된 콘텐츠 소비 접근 가능성을 제시해 주목 받았다.

아일링이라는 십대 소녀의 우정과 사랑, 갈등을 그린 청소년 성장 드라마 `아일링의 일기`는 아일랜드 TV채널 RTE-2와 영국 소셜네트워크 베보를 통해 2008년 처음 공개돼 유럽의 십대 청소년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소피아의 일기`로 성공을 거뒀던 캠벨 라이언 엔터테인먼트가 제작했고 3분 분량의 30개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호주 ABC 청소년 채널3와 스웨덴 SVT, 미국 MIO TV에 진출했다. 유럽의 제작, 유통사들은 크로스플랫폼 드라마의 경우 인터넷과 모바일에 익숙한 십대 청소년층 관심과 호응에 주목해 트렌드에 맞춘 성장 일기 형태의 포맷을 감성적인 스토리텔링으로 구성하는 방식을 선호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캠벨 라이언 엔터테인먼트가 일련의 청소년 일기시리즈로 글로벌미디어 콘텐츠 시장을 공략한 두 번째 프로젝트로 알려졌다.

텔레노벨라로 오래 전부터 명성을 얻은 이스라엘의 도리 미디어 그룹의 크로스플랫폼 리얼리티쇼 `유맨`은 2009년 7월 데뷔 이래 9개 국가로 수출됐고 프랑스 바니제이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유럽에 6개 지역으로 진출해 주목을 받았다.

이스라엘 통신사 셀컴과 공동제작으로 만들어진 모바일 리얼리티쇼다. 도리 미디어 그룹의 첫 번째 크로스플랫폼 리얼리티쇼로 주목 받았으며 주력장르인 텔레노벨라와 함께 크로스플랫폼 콘텐츠 제작시장에서 틈새시장 개척과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성과를 보았다.

새로운 인터렉티브 리얼리티 포맷으로 프랑스 M6와 디지털 지상파 채널 W9에서 방송된 바니제이 인터내셔널의 `딜레마`는 외부로부터 고립돼 8주 동안 생활하면서 직면하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는 사람이 승자가 되는 서바이벌 리얼리티 쇼로 모바일과 온라인으로 선호도 투표를 통해 탈락자를 선정하는 쌍방향 프로그램이다. 이 작품을 통해 바니제이 인터내셔널은 변화하고 있는 글로벌미디어 콘텐츠 시장에서 크로스플랫폼 콘텐츠 기획과 유통에 적극적인 투자와 개발을 펼치고 있으며 주요 주주사인 명품 그룹 LVMH의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프로젝트에도 다양한 크로스플랫폼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홍진기 콘텐츠랩 대표 jinkihong@contentlab.net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