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절전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선풍기보다 공기 순환율이 높은 `공기순환기`(에어 서큘레이터)가 인기를 얻고 있다. 에어컨 설정 온도를 높이는 대신 공기순환기를 가동하면 먼 곳까지 고르게 냉기를 전달하는데 탁월해 전통 여름 가전인 선풍기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현재 국내 공기순환기 시장은 미국 제품 `보네이도`(Vornado)가 이끌고 있으며 국내 기업인 신일산업, 일본 모리타덴코와 제휴한 한국모리타, 서큐온(대만), 발뮤다(중국) 등이 공기순환기를 선보이고 있다.
공기순환기는 초기 사무실이나 업소 위주로 시장이 형성돼왔으나 최근 캠핑족과 일반 가정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캠핑족들은 겨울철 난로의 온기를 텐트 내부로 골고루 전달하는데 공기순환기를 적극 사용하고 있다. 최근 에너지 절감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면서 제습기와 공기순환기를 함께 가동해 에어컨 사용을 대체하려는 수요도 상당하다.
공기순환기는 선풍기와 형태가 유사하나 용도와 성능은 완전히 다르다.
선풍기는 근거리에 바람을 전달하지만 공기순환기는 직진성을 가진 회오리 바람을 멀리 날려 보낸다. 이를 통해 정체된 실내 공기를 원활히 순환시켜 상하층부의 온도 편차를 없애고 실내 구석구석까지 균일한 온도를 유지시킨다.
에어컨뿐만 아니라 겨울철에 사용하는 온풍기에도 함께 사용하면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공기순환기를 냉난방기와 함께 사용하면 평균 2~3℃ 가량 온도를 낮추거나 높여 쾌적하게 실내 공기를 관리할 수 있어 전기료와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다.
선풍기와 달리 회전 기능과 타이머 기능이 없는 것도 특징이다. 공기순환기 특성 상 동일 방향으로 지속 가동해야 원활한 공기 순환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보네이도를 국내 공급하는 벤타코리아 김용성 부장은 “지난 2008년 국내 시장에 공기순환기를 가장 먼저 선보인 벤타의 경우 첫 해 1000대 판매에 그쳤으나 매년 두 배 이상 판매가 증가해 올해 10만대 판매를 예상하고 있다”며 “일반 가정과 캠핑족들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지난 6월 말부터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