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슈머 가라, 이제 '리서슈머'가 온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리서슈머 vs 프로슈머

경기 분당에 사는 주부 박민정씨(37). 국책연구소 연구원 출신인 박씨는 10여년 연구·개발 노하우를 살려 `스마트폰` 분야에서 파워블로거로 이름이 높다. 박씨가 주력하는 부문은 `금융앱`. 각 은행은 물론 카드나 증권사 스마트앱을 내려받아 직접 살림을 하는 전업 주부 입장에서 써보고 장·단점과 사용 후기 등을 사진이나 데이터 등 객관적 자료와 함께 `보고서` 형태로 내놓는다. 각 금융사도 박씨 지적이 대부분 `사실`(팩트)에 근거해 앱 개발시 큰 도움이 된다는 반응이다. 개인 취향이나 특정 구매집단의 이해에 얽매여 생산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해온 기존 `프로슈머`와는 구별되는 행동 방식으로 이른바 `리서슈머`의 전형이다.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정보기술이 발달하면서 이른바 `리서슈머(Researsumer)`가 뜨고 있다. 농협경제연구소가 내놓은 `NHERI 브리핑`에 따르면 리서슈머는 `리서처(Researcher)`와 `컨슈머(Consumer)`의 합성어로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탐색하는 전문가 수준의 소비자를 말한다.

리서슈머는 준(準)전문가적 지식으로 자신이 소비하는 제품 특성과 시장현황, 장·단점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합리적으로 구매하는 소비활동을 지향한다. 전문적 지식을 대중에게 전파하는 등 제품 정보 공유를 통해 합리적 소비를 유도하는 역할도 한다. 특히 인터넷과 모바일 SNS 등 정보기술의 급격한 발달로 사이버 공간을 통한 정보공유가 확대되면서 리서슈머 활동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게 연구소 측 분석이다.

리서슈머 활동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카메라·커피 등 소비자가 당장 구매계획이 없어도 항상 관심을 두게 되는 제품군에서 많이 나타난다. 최근 농식품 분야에 있어서도 웰빙 트렌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좋은 먹을거리`에 대해 연구와 탐색을 하는 소비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역 특산물과 유기농식품·웰빙식품 등에 대한 소비 평가, 레시피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블로그나 카페가 증가하면서다. 안전한 먹을거리 구매를 위해 QR코드 등을 활용해 이력추적 정보를 직접 확인하는 소비자 역시 리서슈머의 전형이다.

리서슈머의 좋은 평가는 상품홍보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홍보 전략 중 하나로 리서슈머와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소 측은 밝혔다. 정준호 농협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전남 해남군은 지역 농산물의 체험과 평가, 홍보를 위해 인터넷 상의 우수 카페나 파워블로그 운영자를 대상으로 `땅끝 해남 농산물 체험단`을 운영하고 있다”며 “스마트 소비와 이에 최적화된 생산이 리서슈머를 매개로 이뤄지는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리서슈머(Researsumer)

리서처(researcher)와 컨슈머(consumer) 합성어로 연구하고 탐색하는 전문가적 소비자를 말한다. 이들은 기존 프로슈머처럼 자신만의 필요나 욕구 만족을 위한 구매하지 않고 현상과 사실(팩트)을 정확히 짚어 다른 소비자에게 정보를 제공해 보다 올바른 소비가 이뤄지도록 하는 데 기쁨을 느낀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카메라, 커피 등 마니아층이 존재하는 상품을 중심으로 리서슈머군이 형성되는 추세다.

리서슈머 vs 프로슈머

프로슈머 가라, 이제 '리서슈머'가 온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