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역전기사업자(CES)의 경영난이 가속화되고 있다. 전력수요 급증으로 민간발전사업자의 매출이 크게 늘어나는 것과 달리 CES 업계는 당장 하루 버티기가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전력 판매가 늘고 있고 정부가 발전 보상 비용으로 ㎾당 400원선을 보장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업계는 일시적인 연명 수단일 뿐, 장기적인 해결방안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버려지는 열 어떡하라고=CES는 전력피크를 감소시키고 발전소 건설 회피를 위한 분산형 전원 정책의 일환으로 2004년 7월 도입됐다. CES는 일반 민간발전사업자와 달리, 열수요에 맞춰 발전기를 가동한다. 발전기 가동 횟수가 전력 수요가 아닌 열 수요에 맞춰진다.
때문에 열수요가 줄어드는 여름철 발전기 가동 횟수를 줄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 전력수요 급증으로 정부가 민간부분 발전능력을 전력공급에 참여시키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한전이 CES에 급전지시를 내리고 ㎾당 약 400원이라는 후한 가격에 전기를 구매하는 사업이 시작되면서 전국 13개 CES사업자 중 10개 사업자가 해당 사업에 참여했다. 용량으로는 약 65만㎾에 달한다.
문제는 급전지시가 불규칙하게 내려지기 때문에 발전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일정하게 공급할 수 없다는 점이다. 본래 열공급 목적으로 도입한 CES가 여름철 발전에 참여하면서 값비싼 열에너지가 버려지고 있다.
◇끝나지 않는 경영난=정부가 구역전기사업을 적극 장려하기 시작하면서 많은 사업자들이 뛰어 들었다. 2004년 7월 구역전기사업이 도입된 이후 32개 구역에서 26개 사업자가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현재 이름은 남아있는 CES는 13개에 불과하다.
한국구역전기협회가 추산하는 지난해 13개 구역전기사업자의 손실액은 930억여원에 이른다. 생산물인 전기·열 요금은 인상이 억제되는 반면에 발전원료인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양주시 고읍지구 2만5000명의 주민에 전기·열을 공급하는 경기CES도 최근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10일 의정부 지방법원에 회생절차개시를 신청했다. 지난해 12월부터 가스 요금 37억2000여만원, 전기 요금은 8억2000만원을 체납했다. 어느 사업보다 연료비 영향을 크게 받는 열병합발전사업에서 연료비연동제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으면서 회사 경영이 파국에 직면했다.
CES 관계자는 “현재 한전 급전지시를 받아 경영에 큰 도움을 받고 있지만 열 손실과 그동안 재정적자를 감안하면 일각에서 말하는 큰 수익은 아니다”라며 “전기, 열요금 현실화 없이는 CES사업자의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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