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145>학자는 영원히 공부하는 학생이다!

학자(scholar)는 영원히 공부하는 학생(student)이다. 학자일수록 학생보다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학생을 자기보다 나은 학자로 만들 수 있다. 미켈란젤로도 `나는 아직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배우(俳優)도 언제나 배우는 사람이고, 배우자(配偶者)도 상대방 처지에서 서로를 배우자는 의미다. 배우가 배움을 멈추면 주연배우는 물론이고 조연배우도 하기 어렵다. 배우가 배움을 멈춘다는 것은 과거의 경험과 지식으로 주어진 배역을 소화하겠다는 현실 안주 지향적 자세다. 주연이든 조연이든 배우는 어제와 다른 모습으로 재탄생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

배우지 않으면 깨달음을 얻을 수 없으며 깨달음을 얻지 못하면 스스로의 한계와 문제를 극복하거나 구속과 속박으로부터 벗어나기 어렵다. 새로운 배움이 계속되어야 지금 내가 의지하고 있는 경험과 지식이 보잘 것 없으며, 내가 옳다고 믿는 신념체계나 가치관도 잘못된 가정과 배경을 근간으로 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깨달을 수 있다. 배우지 않고 체험적 지식과 편파적 의견에 사로잡혀 산다면 엉뚱한 배짱만 는다. 배우지 않고 부리는 배우의 배짱은 무모한 똥배짱이다. 모르면 용감해진다는 말은 엄밀히 말하면 용감해지는 것이 아니라 대책 없이 저지르는 만용(蠻勇)이다. 알면 알수록 과거의 용감함이 만용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배운다는 것은 이전과 다른 방법으로 생각하면서 어제와 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을 배운다는 뜻이다. 배움은 곧 생각하는 방법을 배워서 이전과 다른 눈으로 문제를 새롭게 찾아보고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을 배우는 것이다. 배우지 않으면 타성과 고정관념, 습관과 상식, 관습과 관행에 얽매여 마치 지금 생각하는 것이 최선의 대안이라고 보는 엉뚱한 자부심을 갖게 될 수도 있다.

전공 분야별로 수많은 학자가 있다. 그러나 학자가 되기까지는 공부에 전력투구했어도 학자가 되고 나서 이전보다 더 몰입하고 열중하는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학자는 언제나 깨달음을 찾아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영원한 학생이다. 학생에게 이전과 다른 깨달음을 주려면 이전과 다른 나로 끊임없이 재탄생해야 한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