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우드박스` 트래픽을 분석해봤더니 동남아 지역 접속 비중이 높더라고요, 세계적으로 음악 시장이 불황인데 동남아시아와 남미 지역만 4% 내지 5%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는 것도 사업 확장 요인이었습니다.”
태국에서 스타트업 깃발을 꽂은 업체가 화제다. 주인공은 사이러스. 황룡 대표는 “아직까지 태국에는 `벅스` 같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없고 공연 산업 위주”라며 “한국에서 성공한 모델로 조금 뒤떨어진 개발도상국에 소개하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SM 등 대형 기획사가 활동하는 그 곳에서 한류에 편승하겠다는 건 아니다. 태국 국내 음악을 스트리밍하고 이 음악을 한국·미국 등 해외에서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황 대표는 “아이돌 위주로 재편된 한국과 달리 태국은 우리 90년대와 비슷하게 다양한 장르 음악이 공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가 운영하는 인디 음악 전문 플랫폼 `블레이어`처럼 일단 모든 음악은 무료로 서비스할 계획이다. 들어보고 소장하고 싶다면 구매하면 된다. 또 다른 수익모델은 광고다. 동남아 지역에서는 광고 거부감이 덜 해 음악에 중간 광고를 삽입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다.
7월말 황 대표는 직접 태국을 찾아 태국 음악 시장 흐름을 직접 보고 왔다. 동남아 지역은 한류 음악 소비시장이 아니라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곳이다. 특히 저임금을 받는 태국인은 한 장당 적게는 7000원 가량 하는 음악 CD를 사는 게 만만치 않다. 하지만 저렴한 보급형 스마트폰을 대부분 가져 페이스북 앱에서 무료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한다면 호응을 얻을 수 있다고 봤다. “한국 콘텐츠를 일본에 처음 수출할 때 모두가 깔봤지만 지금은 누구도 그렇지 않다”며 동남아 음악 콘텐츠 수준이 앞으로 대폭 좋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사이러스는 인디음악 음악듣기·구매 전문 플랫폼 블레이어와 페이스북 음악 앱 페이지 라우드박스를 운영하고 있다. 군대 시절 전산병에 자원해 데이터 검색 프로그램 `9글`을 만들어 전 군에 배포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군 제대 후 영상이나 배경 음악에 쓰이는 다양한 음악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인디음악 전문 채널을 만들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