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담정보통신 `폴엑스`는 스마트폰과 연동해 메일과 문자 메시지는 물론이고 이메일과 소셜네트워크 메시지까지 볼 수 있는 스마트 시계다. 블루투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가까이 두지 않아도 중요한 연락을 놓칠 염려가 없다. 스마트폰과 얼마나 잘 통하는지, 어느 정도 떨어져 있어야 제대로 작동하는지 컨슈머저널 이버즈(www.ebuzz.co.kr)가 직접 확인해봤다.
以長擊短 (이장격단:내 장점으로 남의 단점을 친다)
똑똑해진 시계, 스마트폰과 通하다
◇검증 포인트
·연동 가능한 스마트폰은
·블루투스 도달거리는
·생활방수 기능은
◇이담정보통신 측 설명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로 연동된다.
·전화·문자·메일·SNS 메시지를 시계 화면으로 확인한다.
·생활방수 기능으로 비 때문에 고장 나지 않는다.
◇디자인-버튼 없는 시계, 조작은 터치스크린으로
겉모양은 여느 디지털 손목시계와 다를 게 없다. 시간을 표시하는 스테인리스 스틸 재질 본체와 가죽 손목 끈만 보면 그렇다. 하지만 조금만 유심히 살펴보면 차이는 확연하다.
버튼은 왼쪽 아래에 고작 하나 달랑 달았다. 시간을 맞추는 데 쓰는 용두나 버튼도 찾아볼 수 없다. 손목 끈은 본체에서 쉽게 떼어낼 수 있게 작은 손잡이를 달았다. 색상은 블랙과 골드, 실버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물론 두께는 12㎜, 무게도 70g으로 평범한 시계보다는 조금 무겁다. 터치스크린과 방수 기능을 한꺼번에 담느라 부피가 늘었다는 게 제조사 설명이다.
모든 조작과 설정은 터치스크린으로 처리한다. 이런 이유로 누를 수 있는 버튼은 대기상태 버튼 하나뿐이다. 이 버튼을 누르면 1.1인치 OLED 화면에 전원이 들어오고 시간이 나타난다. 스마트폰을 쓰듯 손가락을 움직여 화면을 이리저리 움직이면 아이콘 메뉴가 나온다. 화면 아래 그려진 로고를 터치하면 스마트폰 홈 버튼처럼 원래 화면으로 되돌아간다.
전원은 어떻게 켤까. 함께 딸려온 USB 케이블과 전용 충전 클립을 충전기에 꽂고 본체 뒤쪽 단자에 연결하면 자동으로 전원이 켜진다. 작동 중 멈췄다면 충전 클립 뒤 작은 구멍을 가는 클립으로 눌러 초기화할 수 있다.
충전용 케이블은 스마트폰에 흔히 쓰이는 마이크로USB 방식을 썼다. 다만 충전 클립을 잃어버리면 충전할 수 없는 게 흠이다.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내장했고 연속 사용하면 3일, 대기상태로 놔두면 12일까지 쓸 수 있다. 이틀에 한 번꼴로 충전한다면 큰 불편 없이 쓸 수 있는 셈이다.
◇성능-안드로이드폰 호환, 전파 도달거리 길어
폴엑스는 스마트폰이 없는 상태에서는 단순한 손목시계에 불과하다. 모든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스마트폰 연동이 필요하다.
스마트폰에서 블루투스 기능을 켜고 폴엑스와 연결한 다음 폴엑스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면 된다. 스마트폰과 5~10초간 동기화 과정을 마치면 화면 오른쪽 아래 블루투스 마크에 노란색이 켜지면서 기본 설정이 끝난다. 이 상태에서 아무런 설정을 하지 않아도 전화와 문자 알림 등 기본 기능을 곧바로 활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연결이 끊기면 노란색 블루투스 마크는 회색으로 바뀐다.
현재 폴엑스와 연결 가능한 스마트폰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뿐이다. 애플 아이폰은 쓸 수 없다.
갤럭시 넥서스와 갤럭시노트, 옵티머스뷰, 아이폰4S 등 인기 스마트폰으로 작동 가능 여부를 확인한 결과 아이폰4S를 뺀 모든 기종과 연동이 가능하다.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안드로이드보다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게 제조사 설명이다.
현재 LTE 스마트폰이 모두 안드로이드폰으로 나오는데다 운용체계 버전이 2.2 프로요 이상인 기종에서는 모두 쓸 수 있어 안드로이드폰 대부분과 연동된다고 할 수 있다.
블루투스 주변기기는 모두 2.4㎓ 전파를 이용해 통신한다. 여기에 전파 도달 거리에 따라 클래스1부터 3까지 나뉜다. 이 중 휴대형 블루투스 주변기기가 가장 많이 쓰는 규격은 10m까지 전파를 보낼 수 있는 클래스3다. 폴엑스 역시 클래스3 규격을 따라 10m 거리에서 쓸 수 있다는 게 제조사 설명이다.
하지만 와이파이 역시 2.4㎓를 쓰는데다 무선 키보드나 마우스를 쓰고 있다면 전파 간섭이 일어나 자연히 전파 도달거리는 줄어든다.
과연 얼마나 떨어진 거리에서 쓸 수 있을지 직접 재봤다. IEEE 802.11n 와이파이 AP(액세스포인트)가 3~4개 이상 잡히는 일반 사무실에서 거리를 달리하면서 폴엑스와 연동한 스마트폰에 전화를 건 다음 진동 알림과 수신 거부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했다. 5m 내외에서는 두 기능 모두 정상 작동한다. 5m를 넘기면 수신 거부 기능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스마트폰을 가방에 넣어두거나 5m 안에서 잠깐 거리를 비운 정도라면 불편 없이 쓸 수 있다.
◇기술-전화·문자·SNS 진동알림, 생활방수 갖춰
폴엑스를 스마트폰과 연동하면 전화나 문자가 올 때마다 진동으로 알려준다. 당장 전화를 받기 곤란한 상황에서는 거절 버튼을 눌러 거부하거나 문자를 보내서 상대방에게 알려줄 수 있다. 이때 쓸 수 있는 상용 문자 내용은 모두 9개다. 상황에 맞게 문구는 수정해서 쓸 수 있다.
이메일뿐만 아니라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자신에게 오는 메시지를 폴엑스로 확인할 수 있다. 폴엑스 애플리케이션에 각 서비스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동기화 간격을 지정하면 지정 시간마다 메시지가 있는지 확인 후 알려준다. 다만 이메일 알림 기능은 네이버와 다음, 야후, 지메일 네 개 서비스만 지원한다. 카카오톡이나 네이버 라인 등 메시지 서비스도 별도 설정해두면 폴엑스로 확인할 수 있다.
음악 컨트롤 기능을 이용하면 리모컨 없는 이어폰을 사용하고 있어도 곡명을 확인하면서 음악을 넘길 수 있다. 다만 이 기능은 폴엑스 애플리케이션이 내장한 음악 재생 기능을 이용한 것이어서 외부 음악 재생 애플리케이션은 조작할 수 없다.
전화나 문자 알림 외에도 유용한 기능이 많다. 가장 특이한 기능은 내 휴대폰 찾기 기능이다. 가까운 곳에 스마트폰을 놔뒀다가 위치를 잊어버리면 보통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 전화를 걸어서 벨소리나 진동음을 듣고 찾는다. 하지만 폴엑스에서 내 휴대폰 찾기 아이콘을 터치하면 알아서 소리가 울리면서 현재 스마트폰 위치를 알려준다. 스마트폰을 놔둔 위치를 자주 잊는 사람에게 유용하다.
손을 씻을 때 시계를 풀어놓는 것을 잊었거나 소나기를 맞았다면 자연히 습기 때문에 시계에 영향이 없을 지 걱정되기 마련이다. 폴엑스의 방수 성능은 시험관 속의 안정된 30m 수압을 견딜 수 있는 3ATM으로 다른 시계와 비슷한 수준이다. 실제로 제품을 30초간 물에 담근 뒤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해보니 이상 없이 작동했다. 일상생활의 습기 정도로는 큰 이상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버즈 총평-以長擊短
피처폰에 이어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손목시계는 그야말로 하로동선(夏爐冬扇), 마치 여름 화로와 겨울 부채 같은 물건으로 밀려났다. 눈 닿는 가까운 곳에 시계가 있어도 스마트폰으로 손을 가져가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개성을 드러내고자 화려한 디자인의 시계를 찾는 사람은 있어도 순수하게 시간을 보기 위해 손목시계를 사는 사람은 기껏해야 입대장병 정도다.
하지만 스마트폰 화면이 한 손으로 쥐기는커녕 주머니에도 안 들어갈 정도로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화면이 커지다 보니 가방이나 핸드백에 넣어 다니다 중요한 전화를 놓치는 사례도 많다. 폴엑스처럼 스마트폰과 연동해 전화·문자메시지를 알려주는 스마트 손목시계가 다시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물론 폴엑스로 할 수 있는 일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그 자리에서 문자메시지를 바로 보낼 수 없고 스마트폰과 연동하지 않으면 일반 손목시계보다 나은 점을 찾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내 장점으로 남의 단점을 친다는 `이장격단(以長擊短)`처럼 항상 손목에 차고 다닐 수 있다는 휴대성으로 점점 커지는 스마트폰이 가진 휴대성을 보완해 줄 수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권봉석 이버즈기자 @ebuz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