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 발생한 일본 대지진 이후 한국을 찾는 일본 기업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2012년 상반기 외국인 직접투자 동향`에 따르면 재정 불안에 빠진 미국과 EU는 지난해 1분기 이후 대(對)한국 투자 실적이 분기별로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인 반면 일본은 지속적인 상승 곡선을 그렸다.
특히 생산시설 투자가 집중된 경기도의 경우 신고금액을 기준으로 지난해 3분기 1160만달러 수준으로 줄었던 일본 기업 투자가 작년 4분기부터 가파르게 증가, 올해 1분기에 1억4789만달러를 기록하더니 2분기에는 3억4400만달러로 급증했다. 이는 일본 제조업체들이 지난해 초 발생한 대지진 이후 한국으로 생산기지를 속속 이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8일 경기도가 집계한 외국기업 투자유치 현황에 따르면 경기도는 올해 상반기에 총 8억5500만달러 규모 투자유치 성과를 올렸다. 이 가운데 일본 기업이 총 4억9200만달러로 절반 이상인 57.5%를 차지했다.
일본 기업 투자 건수는 지난해 상반기 41건에서 올해 상반기 52건으로 11건(26.8%) 늘어나는데 그쳤지만 금액 기준으로는 1억8676만달러에서 4억9200만달러로 무려 163.4%가 증가했다.
EU와 기타지역 투자가 전년동기 대비 각각 19%, 46.6% 감소한 1억2700만달러와 1억3500만달러에 그친 것과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미국 기업은 36.2% 증가했지만, 금액은 1억200만달러에 머물렀다.
경기도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 기업들이 한국으로 생산기지 이전을 적극 검토하고 있고 경기도 측에서 이들 기업 유치에 전력을 기울인 결과로 분석했다.
허승범 경기도 투자진흥과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도지사가 직접 일본 지역을 순회하며 기업 대상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일본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왔다”며 “그 결과 올해 들어 이데미쯔코산·NEG·도쿄일렉트론·니토덴코·토요탄소·V텍 등 일본 첨단 부품업체들과 잇따라 대규모 투자협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지금도 반도체·TFT-LCD·LED·자동차·바이오·화학·로봇 등 첨단 분야 일본 기업 19개사를 상대로 총 8억2300만달러 규모 투자유치를 추진 중이다.
한편 올해 상반기 해외기업 국내 투자는 총 1456건 71억600만달러를 기록한 가운데 일본 기업 투자는 294건 26억3700만달러로 전체의 37.1%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기업은 12억5700만달러를 투자하는데 머물렀고, EU는 유로존 위기로 31.6% 감소한 14억100만달러에 그쳤다. 반면 일본 기업 투자금액은 전년 동기대비 무려 195.9%가 증가했다.
국내 지역별로는 서울·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 64%인 45억4800만달러가 몰렸다. 이 가운데 65.5%인 29억8000만달러는 서울에 투자됐으나 대부분 서비스 분야 또는 본사 사무실 설립 등이었고 생산라인을 동반한 제조업 투자는 대부분 경기도와 인천시 등에 집중됐다.
일본 기업 업종별 경기도 투자현황
* 자료:경기도 지자체별 외국인 직접투자 신고 현황
지역별 외국인 직접투자 동향
* 자료 : 지경부 `2012년 상반기 외국인 직접투자 동향`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