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포투(Smart fortwo)`는 메르세데스-벤츠에서 만든 경차로 유명하다. 경차 중에서도 유독 차체 길이가 짧아서 큰 승용차의 절반 밖에 되지 않는다. 그나마 2세대 모델로 바뀌면서 많이 커진 것이 이 정도다. 대형세단 한 대를 세울 공간에 이 차 세 대가 나란히 주차할 수 있을 정도로 공간절약형이다.
차는 작지만 실내 공간은 두 사람이 타고 짐까지 싣기에 충분하다. 이를 위해 네 개의 바퀴는 최대한 모서리로 밀어냈고, 엔진은 뒤 차축 앞에 가로로 놓되 트렁크 공간 확보를 위해 후방으로 45도 눕혔다. 배터리는 동반석 발판 앞에 묻었고, 운전석보다 동반석을 15cm 뒤에 배치해 각자의 체감공간을 넓혔다. 제한된 크기를 최대한 알차게 활용하고자 쥐어짠 아이디어들이 돋보인다. 안전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스마트 특유의 안전구조인 `트라디온 셀`로 단단한 껍질처럼 탑승자를 보호할 뿐 아니라, ABS, ESP, 브레이크 어시스트 등 큰 차 부럽지 않은 안전 시스템을 갖췄다.
이번에 시승한 차는 지난 5월, 국내에 20대 한정판으로 출시된 스페셜 에디션 중 한 대다. 범퍼와 스커트 등이 차체와 같은 색으로 통일됐고, 차체 색상, 지붕 색상, 휠 색상, 실내 색상을 각각 선택해 다양하게 조합할 수 있다. 도어는 일반 모델과 달리 하늘을 향해 열리고, 실내에는 수제작 가죽 시트가 적용됐다. 시승차는 차체의 강렬한 오렌지 컬러와 특별한 도어가 귀엽게 축소된 수퍼카를 연상케 했다. 따지고 보면 스마트 포투도 2인승이고, 터보 엔진이 차 뒷부분에 탑재돼 있으며 후륜 구동이다. 변속기도 수퍼카에서 익숙한 반자동 방식이다. 길에 나서면 남들 이목을 끄는데 있어서도 여느 수퍼카에 뒤지지 않는다.
지붕을 열어 개방감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덤이다. 주행 중에도 버튼만 눌러주면 천으로 만들어진 지붕이 활짝 열린다. 지붕 부분만 열어도 좋고, 뒤창 부분까지 접어 내려도 좋다. 완전히 연다 해도 10초면 충분하다. 주차 중에는 차 밖에서 리모컨으로 작동시킬 수도 있다. 번거롭기는 하지만 옆 창 위의 레일 부분을 떼어내면 개방감은 더 커진다. 떼어낸 레일은 트렁크 덮개에 내장된 전용 수납공간에 보관한다.
스마트 포투는 외관 뿐 아니라 승차감도 통통 튄다. 파워스티어링이 없어 운전대가 무겁고, 짤막한 차의 앞부분은 가속페달 조작에 따라 들썩거린다. 엔진 소리는 별다른 여과 없이 실내를 울린다. 그런데 재미있다. 스마트 포투를 타고 도심을 누비면 도로용으로 높게 개조된 카트를 타고 즐기는 기분이 든다. 지붕을 열면 재미는 배가된다. 84마력을 내는 1.0리터 3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과 5단 반자동 변속기는 다른 차의 반 토막만한 스마트 포투를 팡팡거리면서 잘도 튀어 다니게 만든다. 시승차는 운전대의 변속 패들 옵션이 빠져 있었지만, 짤록한 기어 레버를 앞뒤로 까딱 꺼리며 운전하는 것도 재미있다. 제원상 0-100㎞/h 가속에는 10.9초가 걸리는데, 체감 가속 성능은 더 높다. 앞쪽이 가벼워지면서 쏜살 같이 튀어나가는 모습은 마치 뒤쪽에 동전을 꽂고 달리는 미니카 같다. 막혀서 못 가고 있는 차들 사이의 빈 공간을 교묘하게 헤집고 나가거나, 자투리 공간에 기가 막히게 주차할 수 있고, 그렇게 해도 얄밉지 않은 것이 이 차의 장점이다. 최고속도는 150㎞/h에서 제한되지만, 수입사에서 제시한 20.4㎞/l의 연비로 보상이 될 것이다.
스마트 포투는 스페셜 에디션이 아닐지라도 특별하다. 목적에 충실하게 만들어진 자동차이고, 그래서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다. 물론 가격은 만만치 않다. 가장 저렴한 스마트 포투의 국내 판매 가격은 2490만원. 스페셜 에디션은 3040만원이다.
민병권기자 bkmin@rpm9.com